등록 : 2007.01.18 20:00
수정 : 2007.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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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제교류재단의 김혜원 사업이사(서 있는 이)가 <해외 한국학 백서> 발간을 계기로 학자 전문가와 언론인 등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발간 취지와 과정,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국제교류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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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재단 ‘해외한국학 백서’ 발간
한국어교육·한국학 연구 실태…교수진·강좌현황 등 상세 정보
2005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가 한국학 과정을 폐지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 한국학의 위기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정작 해외 한국학의 실태는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감스럽게도 전세계에서 한국어나 한국 문화, 역사 등 이른바 한국학을 연구하는 대학·연구소·학자 등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1990년 발간한 <해외 한국학의 개황과 발전 방향>이 유일했다.
지난 10일 발간된 국제교류재단의 <해외한국학 백서>(을유문화사)는 지난 17년의 공백을 메우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앞으로 해외 한국학에 대한 지원전략을 체계화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1626쪽의 방대한 자료가 보여주듯 이 백서는 해외 한국학의 현황을 집대성한 최초의 종합보고서다. 백서의 1357~1360쪽을 보면 옥스퍼드 대학의 한국학 현황이 △교수진 △강좌 및 수강생 △연락처 △한국관련 활동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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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한국학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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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는 크게 둘로 나뉜다. 580쪽까지 50편의 논문을 실어 대륙별로 30개국·지역에서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에 대한 연구 실태와 추이 전망 그리고 한국학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등을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요르단 대학의 공일주 한국어프로그램 대표가 작성한 ‘아프리카·중동의 한국학’이라는 논문을 보면 중동의 한국학 교육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어 교육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수주의 40%, 석유의 80%를 의존하는 한국과 중동의 관계에 비춰볼 때 또 이슬람문명과의 상호이해와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이 지역에서의 한국학 육성과 교류의 필요성이 이해된다. 백서의 후반부 1100여쪽에 이르는 부록에는 해외 대학 한국학 교수진, 강좌현황, 연락처 등 상호 교류에 도움이 될 정보가 담겨 있다. 재단이 밝히고 있듯이 ‘국내, 국외 한국학계가 소통하는데 밑거름’이 될 만하다.
지난 16일 백서 발간을 계기로 열린 국내 한국학 연구소 학자와 기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국내에서의 한국학 연구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함께 수록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혜원 재단 사업이사는 “앞으로 3년에 한 번씩 백서를 낼 계획”이라며 “다음 백서에서는 국내 한국학 현황을 함께 수록해 한국학의 국내외 정보 소통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외 한국학 연구자에 대해선 연구성과 경력 연구활동 등 보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아정 한국학사업부 부장은 재단 홈페이지의 한국학 연구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인 코리아니스트(wwww.clickkorea.org/koreanists/)에 85개국 2천560명의 연구자의 정보가 수록돼 있어 보완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부장은 백서의 정보도 홈페이지에 실어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대의 김혁래 현대한국학연구소장은 이번 백서 발간 작업을 높이 평가하면서 해외의 한국학 강좌는 강좌수가 얼마인가라는 덧셈의 의미로 볼 게 아니라 강좌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곱셈의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5년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한국학을 개설한 대학이나 기관은 62개국 735개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백서는 55개국 632개처의 현황과 자료를 수록했다. 지역별로는 일본이 335개처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이밖에 미국(140개처), 중국, 러시아(각각 42개처)를 합치면 전체의 76%로 아직까지는 몇개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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