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06 19:13
수정 : 2007.02.0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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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할린주 유즈노사힐린스크시 쿠릴 거리 ‘사할린주 이산가족협회’ 사무실에서 한인회 관계자들이 영구귀국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다. 사할린에는 한인 1세대와 그 후손을 포함해 한인 동포 4만3천여명이 살고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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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영주귀국 등 지원…‘에너지 외교’ 발판 활용도
러시아 극동의 섬 사할린에 한국 공관이 다음달 문을 연다.
외교부는 사할린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에 3월 영사사무소 성격의 출장소를 개설해 이곳 한인 동포들의 영주귀국과 현지 생활 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 외교의 발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주중국대사관의 양중모 참사관이 초대 소장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소규모 공관이긴 하지만 사할린 출장소는 일제 강제징용으로 사할린 탄광에 끌려간 뒤 박해와 차별 속에 살아야 했던 한인 동포들에게 정부가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할린 출장소는 지난 60여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역사적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으로 돌아오길 원하는 동포들의 영주귀국과 모국 방문 지원, 사할린에 남기 원하는 동포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등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사할린에는 상주공관이 없어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에서 사할린 한인 동포 지원을 관할해 왔고, 한인 동포들이 한국 정부와 연락·접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사할린 한인 동포들로부터 오랫동안 공관 설치 요청이 있었다”며 “출장소를 통해 동포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정부 차원에서 책임·지원 문제에 대한 일본과의 협의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할린에는 한인 1세대와 그 후손을 포함해 한인 동포 4만3천여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사할린 1세대(1945년 이전 출생자로 사할린에 끌려온 강제징용자와 가족들) 3천~4천명이 영주귀국을 희망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제공할 주택 부족으로 한 해 수십명만 귀국하는 실정이다.
사할린 출장소는 ‘에너지 보물섬’으로 떠오른 사할린에 한국의 기업 진출을 지원한다는 ‘에너지 외교’ 의미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관련시설 공사를 맡고 있고 에너지 개발 참여를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도 있으며, 한국가스공사가 2008년부터 사할린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오기로 하는 등 현안이 많다”며 “이번 출장소 설치로 현지 주정부와의 협의 등 에너지 사업 진출을 위한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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