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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의 태극기가 거꾸로 걸린 현장이 포착됐다. 지난 11일 서울공항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순방하기 위해 출국한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기에 걸린 태극기의 위아래가 바뀌었다. 위에 있어야 할 태극 문양의 빨강색이 아래쪽에 있고, 4괘 역시 위 아래가 거꾸로다. 성남/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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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동양학에 관심을 가지고 태극과 음양, 그리고 팔궤중에 '하늘·불·물·땅'을 상징하는 '건·이·감·곤'의 네가지 궤를 익혀두지 않았다면, 이방인이 그 의미를 물어왔을때 난감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사실, 일제라는 외세에 의한 억지 개화 이후, 우리의 소중한 것들은 완전히 내팽개쳐진 채 우리의 모든 것은 서양적인 것 위주로 치달아 왔다. 물론 우리의 교육 체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정작, 국제화시대를 맞이하여 외국인과 마주하게 될때에, 그들은 우리에게 '당신들의 고유한 얼?'이 무엇인가를 되묻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 영어 조기교육 바람을 타고 미국 성조기를 그리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혹, 그 아이들은 성조기에 담긴 별과 줄무늬의 의미는 알아도, 우리나라 국기에 담긴 올바른 우리 얼은 모르는 것이 아닐까? 노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 거꾸로 걸린 태극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이란, 본디 나라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얼굴이고, 국기란 나라 전체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어떤 이들은 국기를 게양하는 그런일 쯤은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해야할 작은 일로 치부하지만, 과연 그럴까?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실이라면, 우리나라 최고 학부에서 최고 교육을 받을 사람들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을 보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들로 채워 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받은 교육의 실체가 무엇이었기에, 과연 우리국기를 거꾸로 달고 다녔을까? 우리 교육, 너무 서양식 과학교육, 돈벌이 교육에만 열중한 것은 아닐까? 혹, 이 나라 교육수장은 그 태극기 속에 담긴 우리얼을 바로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더불어 꼬리는 무는 한가지 의문. "비서실장! 대통령 얼굴은 제대로 아우?"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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