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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04 20:05 수정 : 2007.03.04 20:05

한국 터키 수교 50주년 주요행사

데니즈 외즈멘 주한 터키 대사 인터뷰

아시아 대륙의 동서쪽 끝에 자리잡은 한국과 터키가 8일 수교 50돌을 맞이한다.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맺은 ‘혈맹’부터 최근 한국인들의 터키 관광 붐까지,

두 나라는 꾸준히 우호 관계를 다져왔다.

지난해 터키를 여행한 한국인은 10만8천여명에 이른다. 터키는 한국의 20번째

수출 시장이며, 경제 관계도 긴밀해지고 있다.

데니즈 외즈멘(55) 주한 터키 대사는 수교 50돌을 맞아 지난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과 터키는 같은 알타이어족에 속해 언어에서 비슷한 것도 많고,

역사적 관계도 깊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14개월 전 한국에 부임한 그는 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핵실험 직전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데니즈 외즈멘 주한 터키 대사

정치협조·관광붐 양국관계 끈끈
대한국 수출 아직 2억달러 수준
교역·합작 프로젝트 늘기 바래

터키와 한국 관계의 초석은 터키의 한국전 참전이다. 외즈멘 대사는 “많은 터키인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고국에 돌아온 사람들은 한국을 위해 싸웠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한국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이들은 결코 한국전 참전을 후회하지 않으며, 이후 한국의 발전을 자신들의 성공 스토리처럼 기뻐하고 자랑했다. 매우 독특하고 인상적인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터키는 미국·영국·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1만4936명의 대규모 병력을 유엔군으로 보냈다. 721명이 전사, 175명이 행방불명, 2147명이 부상당했다.

그는 한국에 와 보니 “나이든 세대는 터키군의 한국전 참전을 기억하고, 젊은 세대는 터키-한국전이 펼쳐진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한다”며 “터키에서 왔다고 할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더없이 친절하게 대해준다. 행복한 경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근무했지만, 근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서울은 유쾌한 문화적 충격을 줬다”고 ‘한국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외즈멘 대사는 국제무대에서 정치적 협조나 관광산업 등으로 두 나라 관계가 양호하지만, 앞으로 경제관계를 더 진전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양국 무역에서 한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은 지난해 터키에 30억달러를 수출했지만, 터키의 대한국 수출은 겨우 1억9700만달러”라고 말했다.

외즈멘 대사는 특히 한국의 터키 투자 확대와 합작 프로젝트의 활발한 진행을 요청했다.

그는 “터키는 유럽과 카프카스(코카서스), 중동, 중앙아시아 등 여러 경제권의 관문이고 7천만이 넘는 인구의 내수시장도 겸비하고 있어 좋은 투자처가 되고 있다. 유럽연합과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유럽과의 교역에도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풍부한 숙련 노동력, 발달된 금융제도와 기반시설, 이 지역에서 가장 안정된 정세”도 터키의 강점으로 꼽았다. 2002년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위기에 몰렸던 터키 경제는 최근 매년 5~8%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0억달러의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했다.

데니즈 외즈멘 주한 터키 대사
국제뉴스의 초점인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대해, 외즈멘 대사는 “유럽연합과는 이미 관세동맹을 맺고 있으며, 200만이 넘는 터키인이 유럽에서 일하고 있는 등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다. 유럽연합 가입은 터키의 ‘장기 전략 목표’이며 터키는 당연히 유럽의 일부이고, 장기적으로 유럽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곳에 위치하며,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이면서도 철저한 세속주의 공화정을 유지하고 있는 터키가 “‘문명 충돌’의 억측과 오해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란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11 동시테러 이후 터키 총리는 스페인 총리와 함께 문명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유엔 ‘문명 동맹’ 프로그램을 제안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가 민감하게 여기는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역에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터키의 우려 사안인가’라는 물음에 “한국군이 재건과 이라크 안정을 위한 활동을 하는 한 문제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계속 통일국가로 남아야 하며 이라크 분할은 이라크인들과 중동 전체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빠뜨리지 않았다.

글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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