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22 19:32
수정 : 2007.03.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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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6개국 오일머니 증가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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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중동순방’
사우디 등 3개국 방문…교육 등 MOU예정
중·일 견줘 외교력 떨어지는 한계 극복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24~2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 3개국 순방에 나선다. 1980년 5월 최규하 당시 대통령이 사우디, 쿠웨이트 순방에 나섰다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상회담도 못하고 귀국했던 것을 빼면, 사실상 한국 정상의 첫 중동 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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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3월 중동순방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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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시장을 찾아서=노 대통령은 사우디의 압둘라 빈압둘 아지즈 국왕, 쿠웨이트 셰이크 사바 알아흐메드 알사바 국왕, 카타르의 하마드 빈칼리파 알타니 국왕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면서, △에너지와 자원의 안정적 공급 △한국 기업 진출 △포괄적 실질협력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초점은 에너지와 경제다. 200여명의 경제인이 동행해 현지 경제인들과의 비즈니스 포럼 개최, 한국 건설·IT 전시회 등의 경제외교를 벌인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82%,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48%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66%가 집중된 중동에서 안정적 공급선 확보가 절실하다.
거액의 ‘오일 달러’를 벌어들인 중동 국가들은 경제 개발과 투자에 열심이다. 2001~2006년 2조1천억달러가 넘는 오일 달러가 중동에 유입됐다. 마영삼 외교부 아중동 국장은 “중동 국가들은 70년대 고유가로 번 돈을 산업다변화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했고, 다시 찾아온 고유가 시대에 미래 산업과 석유 고갈 이후에 대비한 경제 발전을 이루려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의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의 63%가 중동에서 이뤄졌고, 카타르는 115억달러어치의 LNG 운반선을 한국기업들에 발주했다.
이들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카타르는 올해 한국에 40억달러를 2009년까지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고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에스오일에 4억달러(지분 35%)를 투자한 사우디도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번 순방에서 이들 3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 교육·건설·정보통신 분야의 각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카타르에서는 LNG 210만t 장기 도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들 3개 친미 왕정 국가들과 한국군의 이라크, 레바논 파병과 중동 정세, 이란 핵 문제 등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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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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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외교, 초라한 현실=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지도부의 거듭된 중동·아프리카 순방과 활발한 중동 외교는 국제뉴스의 화제였다. 일본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지난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요르단을 방문했고, 최근 이라크 부통령을 초청하는 등 힘을 쏟았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 중동 외교는 소외 분야다. 외교관들은 중동 지역 공관의 한국 외교관 수가 중국·일본의 3분의 1 정도라고 전한다. 외교부 본부에서도 11명이 중동, 아프리카 66개국을 담당하고 있다. 중동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한 외교관은 “일본은 이미 중동 국가별, 분야별로 전문 외교관들이 활동하고 있고, 중국도 전문가급의 외교관들이 대규모로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중동 외교에 무관심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중동 근무는 기피 분야이고, 인사·보수·휴가 등의 인센티브도 전무하다. 최근엔 지원자가 없어 아중동국의 한 과장 자리가 6개월 동안 비어 있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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