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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07 19:10 수정 : 2007.09.07 23:34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오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소피텔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조약개정 협약식에 참석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의 협약서 교환을 지켜보며 박수 치고 있다. 시드니/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한-미, 한-중정상 무슨말 나눴나

한-미 공감대…핵 폐기 뒤 한반도 청사진 제시
부시 “한국전 종결 뜻도 전해달라”…공은 북으로

7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핵 폐기 이후 한반도의 미래상에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북쪽이 핵을 폐기하면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두 정상의 이런 메시지에는 최근 북핵 폐기를 위한 6자 회담 과정이 급진전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정상은 북한 핵폐기 상황에 맞춰 평화체제와 동북아 다자안보 체제에 대한 논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에 맞춰 미국·중국·러시아 핵전문가들의 영변 핵시설 방문·협의를 북한이 받아들인 사실이 발표돼, 사실상 불능화를 위한 물리적 조처에 들어갔다. 실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시드니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번 영변 방문·협의를 높게 평가하고, 한-미 두 정상이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물꼬를 터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미가 북 핵시설의 연내 불능화가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두 정상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향한 공개 발언을 통해 평화체제 논의에 필요한 강력한 정치적 동력 마련에 시동을 건 셈이다. 부시 대통령도 이날 55분간의 정상회담 뒤 “우리는 동북아 평화체제를 새롭게 설정하기로 했다”며 “그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주문도 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도록 폐기한다면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평화조약을 김정일 위원장과 공동서명하겠다는 뜻을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서 전달해 달라”고 노 대통령한테 요청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면 나도 약속을 지킨다’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말해 달라”고까지 밝혔다고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한 정부 핵심 당국자가 전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북한 체제 변화 의도’에 대한 의심을 풀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나의 목적은 평화협정을 통해 한국전쟁을 종결하는 것이다.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그가 가지고 있는 핵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할 수 있도록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아·태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 임기 안에 북핵 문제를 끝낼 수 있고 그러길 바란다. 나는 이미 선택했다. 이제 북한 지도자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프로세스가 정상 수준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모든 다양한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최소한 불능화가 되는 단계는 돼야 (평화체제를 논의할) 남·북·미·중의 4자 회담을 제대로 가동시킬 정치적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열릴 제6차 6자 회담 2단계 회의에서 북핵 불능화와 상응 조처 등이 맞물릴 로드맵(이행계획 시간표) 마련과 다음달 6자 외무장관회담의 성공적 진행은 그 전제가 된다. 그러면 한국전쟁 교전 당사국인 남·북·미·중 4개국의 별도 협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평화체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드니/신승근 기자, 이제훈 기자 skshin@hani.co.kr


 ◇ 평화체제 논의 관련 6자 회담 합의 내용

△ 9·19 공동성명 4항(2005년 9월19일, 제4차 6자 회담 2단계 회의)
☞ “6자는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공약하였다.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 6자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안보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과 수단을 모색하기로 합의하였다.”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 조처’(2·13 합의, 2007년 2월13일, 베이징, 제5차 6자 회담 3단계 회의)
☞ (6항) “참가국들은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조처를 취하고 동북아에서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을 할 것을 재확인하였다.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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