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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22 13:41 수정 : 2008.04.22 13:41

밝게 웃으며 손 흔드는 한미 정상 =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D.C 북쪽 메릴랜드주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함께 걸어나가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국가는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이익집단이다. 따라서 국가간의 관계도 충돌이나 이견없이 지낼 수 없다. '좋은게 좋다'고 이견과 갈등을 애써 피해가더라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국가가 껄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없던 일로 하자'고 선언한다고해서 모든 것이 정리되거나 덮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일 방문의 결과를 이런 시각에서 보면 한미, 한일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견의 골을 더 깊게하거나 동상이몽으로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남겼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과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원론적인 반응만 보였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자존심까지 던지며 스스로 무장 해제를 하는 위험천만한 행적과 발언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과 관련해 "물론 정치인은 가끔 거북한 발언을 한다. 그러나 정치인이 발언하는 것을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 어느 나라나 정치인은 개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며 오히려 일본이 과거 침략사를 정당화하거나 독도주권을 침해하는 등의 '망언'을 방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것은 '실용'인가 '허세'인가.

미국 방문 시기와 캠프 데이비드 방문,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실용'을 앞세우고 갔으니 넘어가자. 우리는 한미동맹을 복원했다고 했고 한미동맹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해석했다. '복원'은 무슨 말이고 '전략동맹'은 또 무슨 말인가. 한미 군사관계를 대미종속으로 돌아가 미국의 동맹전략대로 따르겠다는 말인가 ? 이것은 '실용'인가 '허세'인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은 스스로 검역 주권국의 지위도 버리고 협상의 여지를 없애버렸다. 그래놓고 '싸고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자찬이다. 미국인과 같은 쇠고기를 먹는 것에, 부시와 어깨를 나란히 걸었다는 것에, 미국산 무기구매지위 상향조정한 것에 이명박 대통령이 '폼'은 좀 낸것 같지만 국가의 손익계산서로 보면 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전세기에 '실용'의 깃발을 달고 떠났다. 그랬으면 귀국 전세기에 '실용'의 깃발에 조금이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물은 싣고 왔어야 했다. 그러나 무엇을 싣고 왔는가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도착한 전세기는 텅 비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무장을 해제하는 바람에 상대국의 입맛에만 맞았다. 오히려 상대국의 '실용'에 보태주고 온 것이다.

이번 대미, 대일외교는 국가의 자존심을 팔아먹은 실패한 외교다. 대한민국이 '실용'을 기치로 먼저 나서서 상대국의 입장을 생각해 줄 여유와 자신감이 있을만큼 국력이 미일보다 강하다는 말인가. 협상을 통해 우기더라도 실익을 챙길 여지는 남겼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통크게 다 양보해버렸다. '실용' 깃발들고 가서 '허세'만 부리고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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