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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1 22:41 수정 : 2008.06.01 22:41

3강 정상외교 마무리

미 쇠고기·일 교과서·중 푸대접으로 ‘뒤통수’
전략 부재에다 동맹이데올로기 집착 ‘자충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으로써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국·중국·일본 3강과 정상외교가 일단락됐다.

이 대통령이 3국과 관계를 격상시키는 형식적 성과가 있었으나, 내용적으론 실패한 정상외교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3강 정상외교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부 대외전략의 문제점으로 △이데올로기 편향의 실용없는 실용외교 △한-미동맹 강화를 넘어서는 종합적 대외전략의 부재 등을 꼽고 있다.

4월19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에선 ‘전략적 동맹관계’로 발전·추진에 합의했으나, 회담 전 전격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의 후폭풍으로 집권 100일 만에 전례없는 위기에 몰리고 있다. 4월20일 한-일 정상회담에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지향하겠다”며 ‘성숙한 동반자 관계’ 추진에 합의했으나, 회담 한 달여 만에 일본 정부가 중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명기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와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5월27일 한-중 정상회담에선 회담 두 시간 전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로, 냉전시대의 이른바 군사동맹으로 역내에 닥친 안보문제를 다루고 처리할 수 없다”는 공개 발언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 합의 발표가 무색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상외교의 혼선이 예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1일 “실용외교란 국익외교에 다름 아닌데, 새 정부는 ‘한-미 동맹 복원’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수사를 앞세워 지난 10년간 전임 정부가 노력해온 한-미 관계의 수평적 균형 잡기 노력의 성과를 일거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한-미 동맹 강화라는 전략만으론 한-중관계 등 대외관계를 원만하게 풀 수 없다”며 “한-중 정상회담의 실패는 예견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 소식을 전하는 넬슨리포트는 이명박 정부가 “(전임 한국 정부에 비해) 전혀 실용적이지 않고, 훨씬 더 이데올로기적”(much less pragmatic, far more ideological)이라는 게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라고 전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축으로 한 이른바 이명박식 ‘실용외교’에 대한 혹독한 비판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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