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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방한 관련, 2일 한-미 정부 발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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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8월방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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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계자 “미래비전 채택할수 있겠나” 내실 의문 4월19일(캠프 데이비드)→7월9일(일본 홋카이도 도야코)→8월5일(서울).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다. 한-미 정상이 넉달 사이에 세 차례나 만나는 것은 양국 관계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외교적 관점에서 정상간 잦은 만남은 양국 관계가 그만큼 긴밀하다는 말과 대체로 동의어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삐걱거림은 이런 외교적 평가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우선 정상외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의전의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부시 대통령의 7월 답방이 취소된 사실 및 새로 조율된 8월 답방 일정이 한국 쪽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백악관 쪽의 일방적인 불쑥 발표로 언론에 공개된 건 ‘심각한 사태’다. 의전의 측면뿐만 아니라 실질 면에서도 정상회담에 걸맞은 내용을 담보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의 8월 답방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그동안은 쇠고기 문제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며 “이제부터 (8월 답방에 따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외교 당국간에 오랜 사전 협의를 통해 ‘결과물’을 미리 만들어놓는 게 관례인데, 이번엔 그 일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실제 부시 대통령의 8월 답방은 7월10일 서울 정상회담 연기에 이어 나온 것으로, 지난달 28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회담 때 한국 쪽이 ‘부시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러 동북아에 올 때 한국을 먼저 들러 달라’고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이뤄질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만남은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약식 회담’이다. 길어도 한 시간을 넘기기 어려운 회담이라 본격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 이 회담에선 전략동맹,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등과 관련한 정상 차원의 ‘의지 다지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의 답방 형식으로 8월5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지난 4월 회담 때 ‘전략동맹’으로 격상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7월 답방 때 발표하기로 했던 ‘21세기 한-미 전략동맹 미래비전’을 실제로 채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2일 “한-미 동맹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핵심 관계자는 “요즘 정국을 보면, 8월 정상회담에서 전략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협의는 하겠지만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가 처한 국내 사정과 요즘의 한-미 관계를 염두에 두면, 현재로선 동맹의 전략적 장기 비전을 채택할 수 있을 만큼 양국 관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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