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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04 21:40 수정 : 2008.08.04 23:05

권철현 주일본 대사가 5일 귀임한다.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취지의 문구를 명시한 것에 항의해 ‘업무 협의차 일시 귀국’이라는 형식을 빌려 지난달 15일 본국으로 소환된 지 21일 만의 귀임이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4일 “권 대사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청와대 총리실 외교부 국회 등과 업무 협의를 했고, 애초 예정된 모든 일을 마쳤기 때문에 귀임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변인은 또 “권 대사는 귀임하면 일본 정부의 교과서 해설서의 독도표기 조처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고, 미래지향적 양국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해 일본 정부가 좀더 성의있는 조처를 취해 줄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권 대사의 5일 귀임 결정과 관련한 정부의 공식 설명은 ‘필요한 업무 협의를 다 마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권 대사 역시 ‘일시 귀국’ 직후 “귀임에 조건이 달린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귀임 시기와 명분이 의아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권 대사의 귀국 직후 “일본 쪽에서는 우리가 쇼를 한다고 보는 모양이더라”며 “(권 대사가) 쉽게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등, 그동안 청와대 쪽에서 강경방침을 부각시켜 왔기 때문이다.

일본 쪽의 눈에 띄는 ‘시정 조처’가 없는 상태에서 권 대사의 귀임 결정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시점에 한국과 일본이 계속 대립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이른바 한-미-일 3각 협력 문제에 대한 ‘외교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정부 내부적으론 △주일대사의 본국 소환사상 최장기 체류로 ‘외교적 항의’를 충분히 전달했고 △지난 1일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대규모 개각 단행 등의 변화로 권 대사가 더 자리를 비우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권 대사의 21일 동안의 한국 체류는,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있었던 주일 대사 ‘본국 소환’ 기간 가운데 가장 길다. 이전엔 일본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 검정 통과에 반발해 ‘일시 귀국’한 최상룡 당시 대사가 2001년 4월10~19일까지 아흐레 머문 게 최장이었다. 이제훈 권태호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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