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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05 20:01 수정 : 2008.08.06 05:05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선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4일 알래스카 아이얼슨 공군기지에 도착해 부인 로라, 딸 바버라와 비행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아이얼슨 공군기지/AP 연합

‘파병’ 한-미 정상회담 의제 되나

쇠고기 이어 한미관계 악재될라…청와대 소극적
4월회담서 요청한 경찰교관 파견도 아직 결론 안내

6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요청 가능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데니스 와일드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한국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이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할 뜻까지 밝혔기 때문이다.

백악관 쪽은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이라크, 아프간에서 한국의 협력 증대 문제를 꾸준히 거론해왔다. 미군 지도부가 아프간에서의 불안한 정정 등을 들며 전력 집중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도 아프간에 미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아프간 사태는 미국 대선의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간 실무협의가 명확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와일드 보좌관이 이 대통령을 ‘설득’할 뜻까지 언급하고 나선 데는 이런 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쪽의 이런 태도를 두고 한국정부 당국자들은 당혹감 속에서 방어적 태도를 일단 취하고 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한미간에는 아프간 파병 등과 관련한 실무협의 자체가 진행된 바 없다”면서 “와일드 보좌관의 언급을 파병 요청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공식 의제에는 아프간 파병과 관련된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고위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라크와 아프간 재건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밝히겠지만, 추가파병 얘기는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의 방어적 태도는 아프간 파병 쟁점이 지닌 인화성 때문이다. ‘쇠고기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터에, 국민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해외 파병’ 문제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더욱이 아프간과 관련해선 한국인 인질사태가 남긴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또한 불과 3개월 뒤면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미국의 대외전략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임기말 대통령과 파병 문제를 논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색하고 꺼내들 가능성마저 배제하긴 어려운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 의제에 잡혀 있진 않지만 실제 회담에서 한쪽 정상이 거론하면 그 자체가 의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쪽이 우리 정부에 아프간 파병을 요청하더라도 당장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정상간 대화에서 어색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은 일부 예견된다. 한쪽 정상이 꺼낸 이야기를 그 자리에서 다른 정상이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그렇다고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미묘한 상황 때문이다. 더욱이 한미간에는 최근 독도 표기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을 안긴 것으로 해석되는 기류도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지금 파병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파병은 부시 대통령 임기 이후가 된다”며 “이를 잘 아는 미국이 아프간 파병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바라는 동맹의 미래에 대해 일반론 수준에서 언급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희망섞인 예측을 내놓았다.

권태호 이제훈 조일준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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