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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인터넷판에 실린 미국의 비밀외교문서 공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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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미국 비밀외교문서 25만여 건 폭로
서울발 문서 1980건…가디언 “북 관련 계속 보도”
김정일 위원장을 ‘무기력한 늙은이’로 표현하기도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8일 공개한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 25만여 건 가운데 남북한을 포함 동북아 정세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 가운데 서울에서 워싱턴에 보고된 외교 전문은 1980건이며 이 가운데 123개는 극비문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9일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가디언’ 등이 공개한 문서 내용을 보면 한미 양국이 북한 붕괴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연평도 사태와 맞물려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문서를 입수한 ‘가디언’이 북한 관련 문서를 계속 보도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내용에 따라 연평도 사태의 파장이 남북한은 물론 중국과 한미일 사이의 긴장을 높이는 쪽으로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한미대사관은 워싱턴에 보낸 전문을 통해 한국이 북한 붕괴 뒤 ‘통일 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중인 방안에 대해 적고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2월 본국에 보낸 전문을 보면 남한 관리들은 적절한 경제적 유인책이 미국과 우호적인 동맹관계가 예상되는 재통일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북한과 관련한 또 다른 정보들도 담겨 있다.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몇 년 전 뇌졸중으로 인해 육체적·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을 ‘무기력한 늙은이(flabby old chap)’ 등으로 묘사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미사일 부품의 이란행을 막아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07년 11월3일 주중국 대사관에 기밀 외교문서를 급히 시달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명의로 보낸 이 전문에는 ‘긴급조치 요구’라는 별도의 지시사항이 담겨 있었다. 이 문서에는 북한 미사일 부품을 담은 항공기가 이튿날 베이징 공항을 떠나 이란으로 향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국 정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 세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정보 수집도 활발하게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비밀 지령’을 통해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이 공무 수행을 위해 사용하는 네트워크 비밀번호와 암호화 키 등 통신 정보를 수집하라고 자국 외교관들에게 지시했다. 수집 정보 내용에는 반 총장으 조직 운영, 의사결정 스타일, 유엔 사무국에서의 영향력 등은 물론 생체 정보까지 포함됐다. 첩보 대상에는 반 총장뿐 아니라 그의 측근, 사무차장,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비롯한 기구 대표와 고문, 평화유지 활동 책임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대표 등이 망라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미 국무부가 파악을 지시한 정보는 이메일 주소, 전화와 팩스, 무선호출기 등 일반적인 정보 뿐 아니라 신용카드 번호와 항공 마일리지 계좌 번호 등도 포함됐으며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등의 고위 인사들에 대해서는 DNA와 지문, 홍채 인식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가디언’은 미국 정부가 해당 지령을 뉴욕, 제네바, 로마 등의 유엔 주재 자국 사무소와 런던과 파리, 모스크바를 포함한 33개 지역 대사관 및 영사관에 하달했다면서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비밀경호국(USSS) 등 기관이 정보 수집과 보고 활동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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