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1.17 19:56
수정 : 2012.01.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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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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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조정관, 북핵과 연계해 ‘이란 제재 동참’ 압박
“미국 파트너들 이란산 원유수입 줄여야” 첫 공식 요청
로버트 아인혼(사진)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17일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연결된 문제”라며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요구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만나 “이란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 양국이 이란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핵문제를 고리로, 미국이 한국의 이란 제재 동참을 강력하게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미국이 북핵 문제까지 언급하며 압박에 나서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총 원유 수입량의 약 9.6%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아인혼 조정관은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란에 분명하고 통일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일을 원유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기를 원한다. 한국 정부의 우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상당 물량’ 감축하면, 미국 국방수권법상의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외국 금융기관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김재신 차관보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 한국이 이란 원유 수입물량을 얼마나 감축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쪽이 ‘중국도 최근 이란산 원유 수입을 50% 가까이 줄이고 있다’고 전하며 감축을 요구했다. 그러나 나라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감축 물량을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는 데도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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