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6.10 20:29
수정 : 2012.06.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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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페루 남부 산악지역에서 대기업·공사 직원을 비롯한 한국인 8명 등 14명의 탑승자를 태우고 연락이 두절된 지 나흘 만에 발견된 실종 헬기 사고 현장 모습. 빨간색 동그라미 안에 사고 헬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외교통상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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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에서 헬기 잔해 발견
페루 당국 “암벽과 충돌 추정”
험준한 지형에 눈·강추위 덮쳐
현장 접근 수색작업에 어려움
지난 6일(현지시각) 페루 산악지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탑승 헬기의 잔해가 9일 발견됐다. 사고 헬기에는 삼성물산(3명)과 한국수자원공사(1명), 한국종합기술(2명), 서영엔지니어링(2명) 직원 등 한국인 8명을 비롯해 헬기 조종사까지 모두 14명이 타고 있었으며, 항공사고의 특성상 탑승자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사고 당시 페루 남부 푸노 지역의 모요코 수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를 둘러본 뒤 쿠스코로 돌아오다 사고를 당했으며, 탑승자 가족들과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10일 현지로 출발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페루 경찰 등으로 구성된 육상구조대가 현지 마마로사산 해발 4950m 위치에서 실종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또 페루 내무장관이 ‘공중수색 결과 사고 헬기가 암벽과 충돌해 두 동강이 난 것으로 보이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페루 당국과 현지 구조대는 이날 헬기까지 동원해 사고 현장 1㎞까지 접근했으나, 착륙지점을 찾기 어려워 착륙을 포기했다. 사고 지역이 해발 5000m에 가까운 험준한 고산지대인데다 눈과 강추위 등 악천후로 구조대가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구조대가 현장 접근을 포기했으며, 날이 밝는 대로 수색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사고 현장에 다녀온 페루 경찰 지휘관 라울 아이바르는 <에이피>(AP) 통신에 “헬기가 눈 덮인 마마로사산에 충돌해 폭발했다”며 “초기 충격으로 모든 것이 불에 타고 산산조각 났으며, 사고 현장의 날씨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페루 경찰청장인 라울 살라사르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충돌에 따른 충격으로 헬리콥터 잔해들이 200m까지 흩어졌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고 헬기는 1975년 제작된 시코르스키 기종(S-58ET)이다. 페루 현지에서는 헬기가 구형인 탓에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기상이 불순한 고산지역의 특성상 악천후로 인한 충돌사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쿠스코 공항 안전청장은 “발견된 헬기 상태로 보아 사고 원인은 충돌로 보인다”고 1차 결론을 통보해 왔다고 외교통상부가 전했다.
외교통상부는 페루 남부지역 쿠스코의 한 호텔에 마련된 현지 상황실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페루 정부와도 사고 수습을 위해 긴밀히 공조할 방침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이용인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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