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9 19:30
수정 : 2005.08.19 19:31
후진타오, 북에 핵포기 결단 촉구 메시지
이달말 6자회담 앞두고 사전작업 분주
8월 마지막주에 속개될 4차 6자 회담을 앞두고, 한-미 외무장관 회담과 함께 다음주 중 북-미 수석대표급 협의가 추진되고 있는 등 핵심 관련국들의 사전 협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직접 북한의 핵포기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8월 말∼9월 초가 북핵 문제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북한에 접촉의사를 전했다’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전날 발언에 대해, “조지프 디트라니 국무부 대북 협상대사가 며칠 전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이 미국의 입장과 제안에 의문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답해줄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닛케이신문>은 “미국이 힐 차관보와 북한쪽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간의 사전협의를 상정하고 있다”고 전해, 경우에 따라선 김 부상의 뉴욕 방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 부상의 방미 외에) 힐 차관보의 베이징 방문 등 여러 안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는 23일 미국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반 장관의 미국 방문 길엔 6자 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동행한다. 반 장관 일행은 22일(현지시각) 힐 차관보 등 미국 행정부 고위 실무진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8월 말 재개될 4차 회담 대응책을 협의할 예정이며, 23일에는 외무장관 회담에 앞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도 만날 예정이다.
한편, <닛케이신문>은 이날 별도의 한국발 기사에서 중국 쪽이 4차 6자 회담 휴회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핵 포기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앞으로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후 주석이 이 메시지를 북쪽 수석대표인 김 부상에게 전달했으며, 여기에는 북쪽 대표단이 이 메시지를 갖고 돌아가 김 위원장의 최종 판단을 얻도록 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핵 6자 회담 관계자의 말을 따 이렇게 전하고, “후 주석이 여러가지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중국이 핵무기의 전면 폐기는 물론, 평화적 이용도 엄격히 제약하는 내용의 자국안을 받아들이도록 직접 북한에 압박한 것으로 관측했다. 후 주석은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북핵 문제의 진전이라는 성과를 갖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앞서 힐 차관보는 지난 17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의 역할을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이달 말 6자 회담이 재개돼 기본원칙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9월 말, 늦어도 10월까지는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한 바 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이 이런 외교일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동성명에 합의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이달 말 속개될) 6자 회담이 열릴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태호 기자, 도쿄·워싱턴/박중언 박찬수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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