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외교회담 ‘과거사’ 인식차
윤병세 “일, 진정성 보여야”
남북 현안 한미 공조 과시
“박 대통령과 완전히 같다”
아시아·중동 지역 순방에 나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한국에 왔다. 지난해 4월 방한 이후 두번째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한국과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것까지 치면, 5번째 회담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처럼 두 나라의 입장차가 그대로 노출된 경우는 드물었다. 바로 과거사 문제로 갈등하는 한-일 관계 때문이었다.
케리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한국에 ‘과거’를 넘어서자는 메시지를 던진 반면, 윤 장관은 ‘과거’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한-일이 과거에 얽매이면 안 되는 이유로 북한 핵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들었다. 그는 “한-일이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란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보다. 모두의 목숨이 걸린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틀인 한-미-일 3각 협력 체제의 차원에서 한-일 간의 화해를 촉구한 것이다.
반면 윤 장관은 최근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치인들의 퇴행적인 언행을 거론한 뒤 “일본이 이런 목소리를 경청하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한-일 관계에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최근 ‘일본-북한의 접촉설’과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단 뒤 “만약 일본이 6자회담 당사국과 사전 협의 없이 북한과 접촉하는 것은 한-미-일 간 협조나 6자회담 당사국 간 협조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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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13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뒤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맛보고 있다. 바로 뒤는 성 김 주한미국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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