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20 19:53
수정 : 2014.06.20 19:53
“자주방위 간섭 고려안해”
일본 정부, 재차 유감 표명
해군이 20일 일본 정부의 중단 요구를 일축하고 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실사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했다.
해군은 경북 울진 죽변항 동쪽 50㎞ 해상에서 구축함 광개토대왕함(3200t급) 등 수상함 19척과 해상초계기(P-3CK) 2대, 링스헬기 1대 등이 참가해 실표적을 대상으로 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부터 2시간 40분 남짓 실시된 훈련은 동해로 침투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 추적, 격파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
일본은 이날 한국 해군의 훈련 강행에 다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스가 히데요시 관방장관은 “다케시마 영유권에 대한 일본 입장에 비춰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거듭 항의했다. 일본은 앞서 해군이 지난 11일 이번 훈련을 위해 독도 영해(12해리) 일부가 포함된 항행경보구역을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하자 사격훈련 중단을 요구해 왔다. 일본은 지난 1999년 10월에도 해군이 사격훈련에 앞서 독도 영해가 포함된 해역을 항행경보구역으로 선포하자 항의해온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위용섭 공보담당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자주적 방위를 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데 그 어떠한 요구나 간섭도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해군은 이날 사격훈련에서 경어뢰인 ‘청상어’ 1발과 함대함유도탄 ‘해성’ 1발, 공대함 유도탄 ‘하푼’ 1발을 발사해 모두 가상 표적을 명중시켰다. 또 광개토대왕함은 적 잠수함을 엄호하기 위해 접근하는 가상의 표적을 향해 127㎜ 함포 5발을 발사했다. 해군 당국자는 “이번 실사격 훈련은 함정과 항공기에 탑재된 유도탄과 수중 공격무기, 함포와 폭뢰로 적 수상함과 잠수함을 타격하는 훈련“이라며 “무기체계의 성능을 시험하고 장병들의 전술 및 무기운용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실시됐다”고 말했다.
해군은 애초 이날 훈련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동해안 잠수함 기지를 방문해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발언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공개훈련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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