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6 19:26
수정 : 2005.11.1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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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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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모든 것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경호·의전 등에 대한 미국 대표단의 ‘행동 준칙’이다. 회의 기간 부시 대통령의 동선은 모두 비밀이다. 관련 준비도 미국이 알아서 한다. 미국이 준비하고 확인하지 않은 그 어떤 것도 믿지 않겠다는 태도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의전차량도 의장국인 한국이 준비한 것을 사양하고 전용차량을 공수해 왔다. 부시 대통령 경호에만 300명 이상이 달라붙는다. 숙소로는 해운대의 한 특급호텔을 통째로 빌렸다. 1천명이 넘는 큰 규모의 미국 대표단이 이곳에 머문다.
미국 대표단이 숙소로 이 호텔을 정한 데는 ‘경호’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 호텔은 진입로가 외길이다. 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호텔 뒤편은 산으로 가로막혀 있다. ‘천연 요새’와 같은 입지조건이다. 외부 세력이 접근을 시도하더라도 사전 파악과 차단이 쉽다. 미국 경호팀은 이에 더해 지난 14일에는 호텔 직원을 밖으로 모두 내보내고 경찰견을 동원해 폭발물 탐지 검사 등을 벌였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은 16일 저녁 ‘에어포스원’(전용기)이 아닌 다른 특별기 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곧바로 ‘숙소’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인은 되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설령 더 자세하게 아는 게 있어도 보도할 수 없다. 이미 각국 정상이 관련된 일정이나 경호 내용을 ‘과잉 보도’했다는 이유로 몇몇 기자들이 회의장 출입카드를 뺏기거나 경고를 받은 일이 있다. 부산/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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