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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2 17:33 수정 : 2018.08.02 19:20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기자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제공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기자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제공
“평화협정을 맺기 전 어느 시점에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다. 다만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상당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달 7일 부임 뒤 처음으로 2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북한과의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느냐는 물음에 북한의 ‘핵시설 명단’ 제출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신뢰 구축의 길로 갈 수 있는 핵심이자 본질적인 조처는 완전한 핵시설 명단을 제공하는 일이고, 이는 아주 좋은 출발이 되겠지만 (미국은 명단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ly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고 강조했다. 언론에 보도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부분폐쇄 조처와 관련해, 그는 “기자나 외부 전문가가 현장에 가봤나? 북한이 했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관저에서 함께 지내는 고양이 세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소개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해리스 대사는 종전선언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그 이유로 종전선언의 ‘불가역성’을 꼽았다. 그는 “우리가 (종전선언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조처를 취했는데 (북-미가) 협상에 실패하면 북한이 혜택을 본다. (한번) 선언을 하면 후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에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 되돌릴 수 없는 일을 하는 데 한국과 미국이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중국이 유엔 제재를 지지하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또 우리와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에 공감한다. 중국은 우리의 파트너 나라”라고 답했다.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기자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제공

한편, 이날 해리스 대사는 지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뒤 북-미 사이의 비핵화 협상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비판에 대해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공동성명 발표 뒤 7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6월12일 이전에는 비핵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북-미 관계가) 아주 다른 위치에 있었다”며 “물론 전쟁 임박은 아니었지만, 가능성이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제 평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에 왔다”고 말했다.

남북이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시설을 개·보수하거나, 군사 핫라인을 설치하는 데 대해 “남북이 서로 의미있는 혜택을 주고, 긴장을 줄일 수 있는 조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대화가 연계돼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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