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1일 "대북송금특검은 굉장히 잘못한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지난 2003년 실시한 특검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2주년에 즈음해 이날 녹화방송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책임자가 최고 기밀사항 취급해 놓은 것을 그렇게까발리면 앞으로 어느 나라가 우리를 신뢰하고 대화를 하겠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현대로부터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특검의 임무도 아닌것을 그렇게 박해를 가했는데 대법원에서 무죄취지의 판결이 나왔다"며 "이런 것은굉장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하고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한 것에대해 "북한이 미국하고 협상하고 싶은데 협상이 잘 안되니까 약간 극단적인 태도를취한 것"이라며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미국이나 일본의 강경파들만 도와주는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결국엔 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의 강경세력들은 이 사태를 해결하지 않는 채 북한을 압박을 하고, 북한을 악당으로 만들어놓고 그것을 구실로 군비강화를 추진하고있다"며 "어떻게 보면 북한이 이용당하고 있는 격이고, 북한이 전략전술을 잘못하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화로 해결하겠다면 상대방(북한이) 카드를 내놨으니까 미국도 카드를 내놓고 얘기하는게 지금의 핵심"이라며 "북한은 핵 포기하겠다, 사찰을 받겠다고 하면 미국은 안전보장을 해주겠다, 국교 정상화하고 다음 문제는 정상화 후에 이야기하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줘야 북한도 마음을 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강경파를 중심으로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확산되는데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한테 사전 합의를 받지 않고는 가지고 가봤자 의미가 없다"며 "우리나라도 이해당사자로서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건 엄포지, 가능성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데 대해 "일방적으로 북한을 도와준다, 퍼주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우리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며 "경제협력, 비료 안 준다고 상황이 호전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방북용의와 관련, "만일 북쪽에서 `우리 민족문제를 상의하기위해 한번 좀 와주쇼'라는 초청이 있으면 갈 수 있다"며 "북쪽도 그것도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내가 특사로서 가는 것은 합당치 않다"며 방북시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일 위원장은 서울을 방문한다는 6.15 공동선언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서울 오기가 뭐하면 한국 남쪽 오면 되는 것이니까 하다못해도라산에서 만나더라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광역기동군화 전망에 대해 "그 문제를 잘못 다루면엄청난 위험이 닥쳐올 것"이라며 "광역기동군화가 되면 중국이 날카롭게 반발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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