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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검찰총장으로 김종빈 서울 고검장이 내정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가 청사 앞 구조물에 비쳐지고 있다.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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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15회 용퇴·16회 일부 옷벗을듯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송광수 검찰총장 후임으로 김종빈 서울고검장을 내정함에 따라, 벌써부터 4월 초 단행될 검사장급 검찰 간부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취임하는 시기는 4월3일이지만, 김승규 법무장관과의 인사조율은 그 이전에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의 동기들이 관례에 따라 용퇴하고, 한 기수 후배인 16회 가운데 고검장 승진을 하지 못한 일부 인사들이 옷을 벗을 것 등을 감안하면 공석인 자리 등을 합쳐 최소한 9자리 이상의 검사장급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간부 인사는 정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검찰의 행보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사장급 인사는 법무장관과 신임 총장이 논의해 결정하게 되지만, 이번 인사는 두 사람의 관계 등을 두루 고려할 때 김승규 법무장관이 주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검차장 16회냐 17회냐 의견 분분 ◇ 대통령 동기(17회) 부상하나= 15, 16회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17회가 대검 차장과 서울고검장, 법무부 차관 등 고검장급 요직에 두루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검 차장에는 17회인 정상명 대구고검장과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인 이들이 대검 차장에 임명될 경우, 조직 내부의 힘이 급격히 차장 쪽으로 쏠려 취임 초기부터 ‘누수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검찰로서는 1999년 박순용 총장 임기 초반 호남 출신인 신승남 대검 차장이 ‘차기 총장’으로 인식되는 바람에 조직이 삐꺽거렸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 안에서는 “적어도 새 총장의 임기 초반에는 16회를 대검차장에 임명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중수부장도 관심= 지검장급 주요 보직 중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중수부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후보군에는 홍석조(18회) 인천지검장, 홍경식(18회) 의정부지검장, 임채진(19회) 법무부 검찰국장, 박상길(18) 대검 중수부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작은 처남인 홍석조 지검장의 경우, 삼성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검 중수부장에는 특별수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사시 20회의 ‘강력수사통’인 박영수 서울고검 차장, 중수부 과장·서울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이훈규 대검 형사부장, 명동성 제주지검장 등이 후보자로 꼽힌다. 박 차장의 경우 김 총장 내정자와 수원지검 강력부에서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를 함께 했으며, 이 부장은 김영삼 대통령 재직 때 아들인 김현철씨를 구속하는 등 주요 사건을 많이 다뤄본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 “갈등 통합 참 봉사자 되겠다” ■ 일문일답 23일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종빈 서울고검장은 청와대 발표 직후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참 봉사자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미소 띤 얼굴로 인터뷰에 응한 김 후보자는 검찰 운영방안이나 인사일정 등을 궁금해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청문회와 정식 임명절차가 남아있다”며 말을 아꼈다. -소감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서 개인적인 영광이라고 말씀드리기 전에 엄숙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참 봉사자가 되기로 다짐한다. 앞으로 우리 검찰이 검찰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서 사회 여러 방면의 갈등을 통합하고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검찰조직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한 바가 있지만, 아직 청문회와 임명권자의 정식 임명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 모든 절차가 끝난 뒤에 말씀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축하전화는 많이 받았나? =혼자 후보로 거론된 것이 아니었고 아는 사람들도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전화올 일이 별로 없었다. -청문회 준비는 어떻게 하나? =대검에서 청문회 준비를 돕게 될 거다. 복수 내정 상태여서 조심스럽고 확실한 것도 없어 후보가 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놓은 것이 없다. -김승규 장관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나?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검찰에서 오래 근무하다 보면 대부분 검찰 선배로서 한두 번 같이 근무하게 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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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 내정자
신중하고 꼼꼼…다소 보수적
김종빈(57·사시 15회) 새 검찰총장 내정자는 신중한 성격에, 일 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보수적 시각을 지녔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정권 출범 뒤인 1998년 6월 인천지검 차장에서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발탁되면서 사시 동기생 선두그룹에 진입했지만, 몇 번의 ‘고비’는 있었다. 수사기획관 재직 당시 사정대상자 명단이 유출된 ‘사고’ 탓에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고, 지난 해 대검차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옮길 때는 총장 후보군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때문에 총장 내정을 두고 “특별히 관운이 따르는 것 같다”는 평도 있다.
1990년 수원지검 강력부장 때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유전자 감식 기법을 수사에 처음 도입했고, 2003~2004년 대검차장 때는 송광수 총장을 보필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매끄러운 마무리에 힘을 보탰다. 독실한 불교 신자로, 취미인 바둑은 수준급이다. 부인 황인선씨와 사이에 딸이 셋이다. △전남 여천 △여수고 △고려대 법학과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전지검 차장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보호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차장 △서울고검장
이주성 국세청장 내정자
조사· 기획통…깐깐하면서도 덕장
이주성 국세청장 내정자는 대표적인 조사·기획통으로 꼽힌다. 행시 1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세청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9년 국세청 조사업무 체제 전면 개편작업을 맡아 세정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기획관리관(2급) 재직 때는 한 단계를 뛰어넘어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르는 등 일찍부터 청장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재정경제부 출신인 이용섭 청장이 취임한 뒤에는 묵묵히 조직을 다독이는 구실을 해왔다.
차기 청장 후보에 올랐있었음에도 정치색 없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너무 무색무취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세청 안에서는 일 처리가 깐깐하면서도 소탈한 덕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남 사천(56살) △경남고 △동아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세청 감찰과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기획관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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