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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국정연설 요지 |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선진한국'의 청사진과 함께 향후 3년의 국정운영 방향에대해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선진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과제를제시하는 동시에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경제, 외교.안보, 사회갈등 현안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분야별, 현안별로 노 대통령의 이날 국정연설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지난 2년 평가 = 저 자신에게 지난 2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세월이었다.
그야말로 파란만장의2년이었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웠다.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넓어지고자 노력했다.힘들었던 지난날의 경험이 남은 3년의 국정을 보다 성숙하게 꾸려갈 수 있는 역량의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비정규직이 늘고, 장사는 안되고,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고통스러운 일이계속되고 있다.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다고했으나 아직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송구스럽다.
분명한 것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디기는 하더라도 머지않아 반드시 달라질 것이다. 이제 우리 경제가살아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이론이 없는 듯 하다. 힘내달라.
◇경제현안= 먼저 고유가와 낮은 환율을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정부는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전략으로 채택하고전력투구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수출과 내수, 대형할인점과 재래시장간의 경쟁력 격차, 계층간의 소득격차 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 영세자영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의 문제에도 대처해야 한다.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전략이자성장전략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고용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
아울러 사회안전망도 더욱 확충해 최소한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고 끼니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특히 부동산문제만은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안정시키겠다. 투기 조짐이 있을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막겠다.
◇선진경제= 우리 경제가 곧 선진국 문턱에 들어설 단계에 와 있다.
선진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법률, 회계, 연구개발, IT, 컨설팅, 디자인 등 기업지원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금융산업의 발전이 중요하다. 금융의 수준이 높아야 기업의 수준도 높아진다.
물류산업도 빼놓을 수 없는 기업지원 서비스산업이다. 빠른 시일내에 일자리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선진경제를 위한 또 하나의 과제는 고급 소비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교육.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돈을 막아야 한다. 교육과 의료의 공공성을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고, 확대할 것은 확대하겠다. 그러나 산업적 성격은 그것대로 살려나가야 한다.
복합소비산업인 문화.관광.레저산업도 내수 진작과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
상반기 중에 문화.관광.레저 서비스산업 육성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이 분야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하기 위해 서남해안 등에 대규모 기반시설을 조속히확충해 나갈 것이다.
문화콘텐츠 산업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선진경제를 향한 마지막 관문은 `선진통상국가'로의 도약이다. 이제 WTO, FTA는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적극적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선진통상국가를전략으로 채택, 우리 기업들이 세계를 향해 활발하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한편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 대책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선진사회 = 선진경제를 하려면 선진사회로 가야 한다.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그것이다.어떤 불법도 반칙도 용납돼선 안된다.
시장이 공정하자면 사회가 공정해야 한다. 선진사회로 가자면 정경유착, 정권과 권력기관, 권력과 언론 등의 유착과 공생관계를청산해야 한다.
이 점에 관해서 우리 사회는 많은 진보를 이루어 냈으며, 해답은 민주주의이다. 권력문화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상 더 정경유착은 없을 것 같다. 권력기관들도 이상 더 정권에 봉사하지도 정권의 눈치를 살피지도 않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적어도 권언유착은 해소된 것 같다.
언론은 언론으로서, 정권은 정권으로서 제 갈길을 가면서 건강한 긴장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진언론이 되기 위해서 우리 언론은 좀 더 변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만드는 부정의 고리, 연고에 의한 유착도 해소돼야 한다.적어도 돈으로 하는 부정부패는 제 임기동안 확실히 해소해 나가도록 하겠다.
모든 사람들이 털어도 먼지 안나는 시민, 그래서 누가 좀 보자고 해도 오금이저리지 않는 떳떳한 시민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 이런 세상이 바로 선진한국이다.
◇선진정치> = 정치도 선진정치가 돼야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우리 정치에는 독재정치의 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지역주의도 그 중의 하나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별 의석은 지역별 득표수를 반영하지 못했다. 선거구제도가 지역주의를 오히려 강화한 것이다. 이 제도는 바로잡아야 한다.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라도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지역구도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정치만이 아니라 시민사회에도 적용돼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이다. 타협없이 자기주장만 관철하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비민주적인 독선이다. 정부는 갈등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시민사회도 저항적 참여보다는 대안을 내놓는 창조적인 참여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아직 선거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선거에서 부정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매수와 거짓이 용납돼서는 안된다. 선거 부정은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정부의 경쟁력도 높이겠다. 적어도 정부의 경쟁력은 참여정부 내에 세계 20위권안으로 들어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략은 혁신이다. 혁신의 목표는 일 잘하는 정부이다. 올해는 혁신을 제도화하는 해로 만들려고 한다.기본적인 행정인프라를 완비하려고 한다.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하는 정부, 할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정부를 만들겠다.
◇사회갈등현안 = 지난 2년 국정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정부가 진실되게 말하고 책임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실된 자세와 책임으로, 새로운 각오로 임하겠다.
의회, 언론, 시민단체, 국민 여러분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문제다. 진실된주장을 책임있게 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이대로 가면 40년 후에는 고갈된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는 자유롭게하지 못하게 한다.
교단이 붕괴했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을 듣는다. 교단을 맡고 계신 선생님들이 스스로 신뢰를 지키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이다. 대정부 투쟁만으로 공교육을 바로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정규직에 대한 강한고용보호를 양보하지 않고 비정규직의 보호만 높여달라고 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가능한 방안을 찾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
모든 지역과 집단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시설이나 개발사업에 반대하고 나선다면 정부가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 `더불어 사는 사회'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다. 경제도 어려운데 대통령이 갈등을 일으킨다는 비난이 있다. 역사를 배우는 일이 당연한 일이라면 과거사는 있는 그대로를 밝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아픈 상처가 남아 있는 일이라면 더욱 진실을밝혀야 한다.
과거에 대해서 솔직해야 한다. 변화된 세상은 변화된 눈으로 읽어야 한다. 이제 대통령 말 한마디로 당과 국회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시대가 아니다. 이상 더 군사독재 시절의 그 강력한 대통령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부처간, 당정간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국정을 읽어달라.
◇외교안보현안= 북핵문제로 걱정이 크실 것이다. 미처 예측하지 않았던 상황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일관된 원칙에 따라 차분히 대처해 나가겠다. 유연성을 가지되 원칙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
외교에서 흔히 쓰는 전략은 상대의 분열과 갈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 한미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긴밀하다. 그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다. 앞으로도 잘관리해 나가겠다. 저는 외교당국자들에게 할 말은 하고 따질 것은 따지라고 한다.그것이 진지하고 책임있는 태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뢰가 높아진다.
우리 군대는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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