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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 조건ㆍ명분 마련되면 6자회담 참가” |
북한 외무성은 2일 외교문서의 하나인 비망록을 통해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해 6자 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조건과 명분을 마련한다면 우리는 어느 때든 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10일 외무성 성명과 마찬가지로 회담에 앞서 명분과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당시와는 달리 핵 보유에 대한 언급 없이 ‘어느 때든’ 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다. 또 중국 쪽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서울을 방문해 한-중, 미-중 협의를 시작한 시점에 맞춰 나온 것이다.
<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북한은 이 비망록에서 “2기 부시 행정부는 1기 때와 같이 우리와 공존하지 않으며 우리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것을 정책으로 정립함으로써 우리가 6자 회담에 참가할 명분을 말끔히 없애버렸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하루빨리 6자 회담의 기초를 복구해 회담 개최의 조건과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망록은 또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를 통한 조-미 핵 문제 해결을 바란다면 일방적으로 파괴한 회담기초를 응당 복구하며 우리의 제도 전복을 목표로 하는 적대시 정책을 실천행동으로 포기하고 우리와 공존하는 데로 나와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미국이 정책을 바꾸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의 비망록은 외무성 대변인 회견, 담화 그리고 성명 등과 같이 북한이 특정 현안에 대한 공식 태도를 상세하게 밝힐 때 쓰는 의사표현의 한 방식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1월24일에도 일본인 납치 희생자인 요쿠다 메구미 유골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중앙통신>을 통해 장문의 비망록을 내놓고 일본 쪽의 유골감정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중앙통신/연합,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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