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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덕룡, ‘단식’ 전재희 잇단 방문 |
전 의원 “국민투표 해야”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반대해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이틀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4일 오후,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의 잇따른 방문을 받았다.
박 대표와 전 의원의 면담은 여러 차례 침묵으로 대화가 끓기는 등 다소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대표는 줄곧 난처한 표정이었으며, 전 의원은 단호한 어조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박 대표는 “참으로 고생이 많다”고 입을 뗀 뒤 “워낙 강한 소신을 가지신 분이라 드릴 말씀이 없지만, (이전 대상 정부기관 가운데) 외치·내치 부서는 서울에 남겼고, 야당으로서 우리의 한계도 있었다”며 전 의원을 설득하려 했다. 박 대표는 또 “경제부처는 우리가 끝까지 이전을 막으려고 애썼다”며 “수도 이전이라면 저도 국민투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시점에서 국민투표까지 가야 되겠느냐”라고 말해, 전 의원이 요구하는 국민투표 실시 주장에 대한 반대의 뜻을 완곡하게 밝혔다.
이에 전 의원은 “행정부처 자체는 분산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투표야말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며, 이 문제를 형식적, 법리적으로 피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면담이 평행선을 달리자 박 대표는 “건강에 유의하라”고 당부한 뒤, 1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어 김 원내대표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자신의 방에서 농성중인 전 의원을 찾아가,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 같다”면서도 “내 단식은 원내대표를 향해서 한 게 아니라, 국민을 향해 한 것”이라며 단식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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