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김무성 “‘말대로 사퇴하라’발언 죄송하다” ■ [현장]한나라당 의원총회 발언록 한나라당 지도부와 반대파들이 9일 원내대표 경선 연기문제 등을 놓고 의원총회에서 다시 격돌했다. 의총 소집을 밀어부쳤던 반대파들은 의총 초반부터 줄줄이 발언대로 나와 지도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지도부 총사퇴와 원내대표 경선 연기 등을 요구하는 압박작전을 폈다. 그러나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그동안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반대파의 요구에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전 8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3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의총은 반대파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발언을 한 20여명의 의원가운데 5~6명을 뺀 대부분이 반대파였다. 가장 먼저 발언을 신청한 박형준 의원이 박세일 정책위의장의 의원직 사퇴 철회와 전재희 의원의 단식 중단을 위한 의원들의 서명을 요청하고 내려가자, 안상수·김문수·심재철 의원 등 이른바 ‘반 박근혜’ 진영의 강경파들이 줄줄이 발언대로 올라왔다. 안상수 의원은 “김덕룡 원내대표에 이어 박 대표도 깨끗이 물러나고 비상대책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박 대표 사퇴를 요구한 뒤, “지금 시간이 촉박한데 원내대표 경선을 당장 할 필요가 없다”며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이어 김문수 의원은 “행정도시법은 망국법이자 날치기법인데도 이것에 대해 무효선언을 못하는 당이 어떻게 야당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박 대표가 나라를 위해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재오 의원은 “11일 경선을 강행하면 반쪽 경선이 되고, 내분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선연기를 주장했고, 홍준표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론’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도 가세했다. 소장파 모임인 ‘수요 모임’ 회장인 정병국 의원은 “당의 위기는 누적된 문제여서 원내대표 사퇴로 해결될 수 없는데도, 지도부가 미봉책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당직자들이 의견 차이가 있는 분들에 대해 총을 쏘는 행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의원도 “지도부의 태도가 분열을 촉발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의총이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장으로 분위기가 잡히자,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 반대파에 대해 “갈테면 가라”는 식의 발언을 했던 당사자들이 나서 해명과 사과를 했다. 그러나 반대파들의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꿈쩍도 않는 분위기였다. 박 대표는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경선은 내 마음대로 한 것이 아니라, 당헌·당규에 따라 한 것”이라고 말해, 경선을 연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대파들의 공세는 통과의례로 여기고, 갈 길을 가겠다는 의미다. 의총 말미, 사회를 보던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의결을 하기에는 수가 부족하다”며, 결론 없이 의총을 마칠 뜻을 밝혔지만, 반대파들이 반발해 오후 4시 의총이 다시 속개됐다. 아래는 전여옥 대변인이 한나라당의 오전 의원총회를 브리핑한 것을 메모 형태로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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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표(의총 인사말) = 행정도시법을 두고 찬반이 없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모든 생각을 접고 다시 당이 하나가 돼서 한 목소리를 내고 가야 하지 않겠나. 의총을 통해 충분히 얘기를 나눈 후 당이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 박형준 = 박세일 의원직 사퇴철회와 전재희의원 단식중단 서명을 받고 있다.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
△ 안상수 = 지난번 행정도시건설법안 당내 투표시 36:47 결정에 대해 <업코리아>란 매체가 60명이 반대한다고 하더라. 이점에 대해 투표 문제제기한다. 지도부는 그런 점에서 찬성으로 몰아가는 건 매우 잘못한 일이다. 김 대표에 이어 박근혜 대표도 깨끗이 물러나고 비대위 단들어 당명도 바꾸고 새로운 정책 세워야 한다. 기업도시육성법을 만들자. 지금 원내대표 경선할 필요 없다. 시간촉박하다.
△ 김문수 = 천막당사 시절로부터 시간이 지나자 당내에 위기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박 대표가 (당이) 위기의식을 못 느끼게 하는데 중대한 책임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나라 망하게 했다. 노정권이 망하게 하고 있는데 한나라 노선도 여기에 공조하고 있다. 지도부는 나라 살리기 위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라. 노정권이 얼마나 나쁘고 무자비하고 악독한지를. 이 정부에 싸우기 위해서는 야당 투쟁력 강화해야 한다. 박 대표가 나라 위해 중대결단 내려달라. 집권정당에 맞서 당내에서 안되면 바깥에서라도 투쟁해야 한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긴장감과 위기의식 없다. 그날 통과된 법은 망국법, 날치기법, 무효이다. 이것에 대해 무효선언 못하는 당이 어떻게 야당이냐.
△ 이군현 = 수도이전 부당하다. 위헌과 비효율성 있다. 한나라 취하고 있는 입장 매우 어정쩡하다. 헌법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중요한 이슈 제기됐다. 새 이슈 선점 노력하자.
△ 심재철 = 이번 통과는 무효다. 국민투표해야 한다. 한나라는 인식, 행동 잘못돼 표계산에 골몰해. 그래봐야 충청권 요동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법 고쳐야 한다. 나는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박세일 의원, 전재희 의원은 다시 돌아오도록 박세일 의원에 백배사죄해서라도 모셔오고 전재희의원 단식 중단하도로 간곡히 요청하자. 오늘 결의안 채택하자.
△ 정병국 = 위기누적돼, 원내대표 사퇴가 문제해결 아니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미봉적, 졸속으로 접근하고 있다. 의견 차이 나는 분들에 대해 소위 당직자가 총을 쏘는 행태 용납 못한다. 속내 드러내서는 안되는 게 당직자다. 원내대표 경선 11일로 원칙대로 한다는 건 문제있다. 당헌당규 따라 모두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박심이 있다는 말있다.
△ 전여옥 = 정치적으로 미숙해서 일어난 실수였다. 내 발언으로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사과한다. 이름을 거명한 적도 없고 공식브리핑을 통해 사퇴를 요구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아왔다. 사표를 낸다고 해서 실제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치세계에 들어와서 나중에 알게 됐다. 살아온 문화와 정치권 문화 굉장히 차이 있다. 그만둔다고 하면 진짜 그만두는 줄 알았다. 그게 정치적 발언될 줄 몰랐다. 죄송하다. 앞으로 내말에 책임지겠다.
△ 배일도 = 박세일 의원 절대 돌아올 분 아니다. 자존심 강한 분이다. 전재희의원도 단식 중단둘 분 아니다. 한나라 수도이전 반대투쟁 위해 똘똘 뭉쳐 강력히 투쟁할 때 박세일 의원 돌아오고 전재희 의원 단식 그만둘 것이다. 상처 헤짚지 말고 사랑으로 치유하자.
△ 이성권 = 당내 지도부 의사결정에 의구심 든다. 지난번 연찬회 때 홍준표 의원이 아니라 박대표가 당혁신위 위윈장 맡는 걸로 알고있었는데 홍준표 의원이 된 것에 대해 상세한 설명 못들었다. 당이 토론하고 공론벌이고 이런 모습에 대해 일부 당직자가 그렇게 비판한 건 옳지 못하다. 통합하는 리더십 보여줘야 한다. 지도부 태도가 분열 촉발하고 있다.
△ 홍문표 = 염홍철 대전시장 그만둔 거에 대해 한나라 당론 번복했기 때문에 이런 당 못믿겠다고 한 염 시장 발언 일리있다. 대전시청 앞에서 10, 11일 규탄대회해야 한다. 한나라 이런 모습 보여 충청권 민심 오지 않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 늦추자는 것은 지금 어느 시긴데 한달씩 늦춰 뽑나. 책임있는 사람이 어서 수습해야 한다. 예정대로 원칙대로 해야 한다. 충청도도 대한민국 영토다. 독도만큼도 대접 못받지만.
△ 박찬숙 = 언론 배제하고 하는 게 의총인가. 뉴스에서 내가 사퇴한다는 얘기 나왔다. 집안 정원에서 멋 모르게 놀고 있는데 어디서 날아온 돌에 피흘리고 있다. 그만둔다고 했을 때 그만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말 한 적 없다. 염 시장에 대해 당에서 비판하는건 좋지 않다. 수도분할 반대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 이재오 = 박근혜 대표는 이회창 시절 반대하다가 당 나간 심정으로 반대파 마음 이해해달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사정 있지 않나. 당 의견 현저히 갈리니까 이것부터 수습하고 뽑는 게 옳다. 원내 이어 당 수습하고 원내대표 뽑고 당직자 모두 사퇴서 내고 선출직은 반려하고 임명직은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 이달 말 경선하자. 박세일, 전재희. 간곡히 만류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선 11일로 집행할 경우 반쪽 경선될것이고 한나라 내분 장기화될 것이다.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후보들이 서로 얘기해서 지도부에 건의하는 건 어떤가. 그 이후에 원내대표 이달말쯤 뽑고 우선 당부터 추스르자. 노동운동시 결사항전이라고 해도 다 죽나.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 이규택 = 한지붕 두가족꼴인 당이 걱정스럽다. 오늘 무엇보다 법 통과 이후에 당 수습방안부터 논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2-3일 여유 두고 대책 세우는 게 시급하다. 선거 기간 너무 길어지는 건 반대한다. 11일로 하기보다는 14일로 하든지 조금 연기하자. 수도대책 관련 당 박에서 수도지키기 투쟁하는 사람 받아들여 당내 특위 만들어 모두 아우르자.
△ 홍준표 = 7월전대 하든가 박 대표가 한나라 팔아먹었다는 발언한 건 3선의원으로서 문제 있다.
△ 김무성 =("의원직 사퇴하겠다는 의원들 사퇴하라"고 한) 내 발언에 상처입은 동료에 사과한다. 그러나 호소한다. 사무총장 역할이 당 추스르고 화합하는 것도 있지만 당기 바로잡는 것도 있다. 한나라는 의원만의 당 아니다. 의원 말한마디가 당직자 사기 저하시키고 상처준다는 거 알아달라. 비례대표 위해서 총선때마다 많은 노력하는 사람있다. 경쟁에 밀려 탈락한 사람 마음도 헤아려달라. 비례대표 의원들 사퇴 확산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했다. 원내대표 이후 대폭 인선 필요하고 박대표에게 인선에 프리핸드 주기 위해 당 수습하고 원내 뽑고 사퇴서 제출하겠다. 사퇴하라는 비판에 대해 사표 그래도 내는 게 용기있는 건지 많은 수모받고 당 수습하는게 용기있는 건지 많은 고민했다. 박심이 사무총장 원내경선에 대한 개입하는 불공정은 일체 없다.
△ 홍준표 = 당 팔아먹었다는 내 발언의 정확한 워딩은 이런 것이다. "정세균 대표 말이 사실이라면 당 팔아먹은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앞말이 삭제돼 그렇게 전달됐다. 당 안팎 비판받는데 혁신위 활동에 있어 개인의견 말한 것이다. 혁신위 이름으로 한 적 없다. 목요일 혁신위 방안 보고하겠다. 혁신위는 가죽 벗기는 일인만큼 7월전대 등 얘기하는 것이다.
△ 송영선 = 박 대표 방미일정 문제 많다. 미-북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결정 내려질 거 같은 3월에 갈 거 아니다. 당에도 문제있고 방미일정 조정할 순 없는가. 지금 안가는 게 좋다.
△ 이상득 = 원내대표 문제있다. 총장 선관위와 상의해 다시 연기문제 유연하게 생각하자. 원칙지키는 건 물론 필요하지만 수도권 문제 있어서는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 이규택 말한 대로 당 대책기구 만들자.
△ 정두언 = 박세일, 전재희나 오늘 의총장에서 결의안 채택한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 위해 당론 바꾼다고 지금이라도 얘기해야 하지 않나.
△ 권철현 = 후보들이 연기 결정한다는 건 앞뒤 맞지 않는다. 선관위가 결정해라.
△ 최연희 = 조사한 결과 11일 새벽에 대부분 외국갔던 분들도 돌아온다. 지금으로서는 연기하는 게 원칙에도 맞지 않고 이런때일수록 당헌당규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 경선신청서 가져간 분들 모두 훌륭하다. 이 분들 중 쓸 만한 분 뽑아 당 수습하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 우리당이 어려운 때일수록 조금씩 양보하도록 하자. 연기돼도 달라질 것 없다. 무엇보다 11일 많은 의원 참석한다.
△ 이재오 = 연기하자고 하는 건 지금 그만큼 당에 대해 수습 먼저 하자는, 애당심에서 한 거다.
△ 남경필 = 지금 많은 의원 나가서 결정할 수없다. 의총 결의채택 어렵다. 서명했다고 하니까 결의안 채택해도 큰 무리없을것이다. 박세일의원 의원직사퇴 철회, 전재희의원 단식중단 요구하는 대해 결의안 통과시키자. (결의안 통과되고, 의원총회는 4시에 속행하기로 하고 정회)
<한겨레> 정치부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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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치부 정광섭 류이근 기자 iguass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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