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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0 16:01 수정 : 2005.03.10 16:01

청와대가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인사파문 때와 마찬가지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후임 선출에 대해서도 여론 검증을 받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후보군을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이례적으로 언론에 사전공개, 여론의 검증 과정을 거침으로써 인사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앞서 이헌재 전 부총리가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낙마하자 곧바로 재경부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과 윤증현 금감위원장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해외에 체류중인 31세의 장남 병역미필 문제가, 윤 위원장은'외환위기 책임론'이 각각 불거지면서 두 후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 "과거 IMF 환란에 책임이 있거나 이후의 부실기업 정리,금융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 등과 관련해 정책실패의 책임이 있는 인물, 최근의 카드대란, 부동산정책 혼선 등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기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두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10일에도 "윤증현 위원장은 IMF 환란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진도그룹에 대한 1천60억원 부당대출에 개입한 전력이 있다"며 "윤 위원장이 강 전장관에게 먼저 진도그룹의 대출 필요성을 전달했고 서울은행에 직접 전화를 걸어 대출이이뤄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직권남용의 공동정범"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5월 대법원으로부터 이 대출비리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윤 위원장은 강 의원의 재판과정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출석했을 뿐 사법처리는 받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청와대가 이같은 비위 사실을 알고도 금감위원장에 임명했다면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 사실을 몰랐다면 인사검증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헌재 전 부총리의 경우 식견과 비전을 갖춘 탁월한 경제관료였지만 결국 도덕성 때문에 중도하차한게 아니냐"면서 `클린 이미지'를 갖춘 경제인이 차기 후보로 낙점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여론이 이렇게 흘러가자 청와대는 10일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신명호(申明浩.61)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제3의 카드'로 제시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 "강봉균.윤증현 두사람으로 압축됐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가 `신명호 카드'를 급히 공개한 것을 보면 신 씨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윤 두 분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기는 하나 여론이 계속 부정적으로 흐를 경우 어찌할 도리가 없는게아니냐"고 말해, 여론을 역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렇게 보면 신 고문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에서 강.윤 두 사람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결국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가 아니고 검찰총장, 국세청장처럼 공식적으로 사전 공개하기 힘든 만큼 언론을 통해 비공식적인 방식을 통해여론을 떠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신 고문이 과거 70년대 급부상했다가 몰락한 율산그룹 신선호 회장의 친형이라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또한 그는 '율산그룹' 출신인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인연이 있고이헌재 전 부총리와는 행시 동기로 친분이 두터운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분석도 있다.

때문에 차기 경제부총리가 이들 세 명으로 압축됐다고 단정짓기엔 너무 이른게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신 고문도 여론의 엄정한 검증을 받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인선과 관련 "신명호 고문을 추가해 3명을 병렬로 놓고 볼 것"이라며 "기존 2명을 빼는 분위기냐"는 질문에는 "그런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인선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 "이번 주에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충분한 여론 검증을 거친 뒤 후보를 최종 확정지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할 것"이라며 "검증이남아 있다"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인사추천회의가 열렸지만 부총리 문제는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인사추천회의는 임시로라도 소집할 수 있다"고 말해, 여론이 긍정적으로 흐를 경우 서둘러 인선을 마무리지을 수도 있음을시사했다.

이 때문에 이헌재 전 부총리가 사퇴하면서 자신의 후임으로 강력히 추천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혀 뜻하지 않게 `다크호스'로 부상하는게 아니냐는관측도 나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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