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서도 "이헌재 전 부총리의 경우 식견과 비전을 갖춘 탁월한 경제관료였지만 결국 도덕성 때문에 중도하차한게 아니냐"면서 `클린 이미지'를 갖춘 경제인이 차기 후보로 낙점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여론이 이렇게 흘러가자 청와대는 10일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신명호(申明浩.61)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제3의 카드'로 제시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 "강봉균.윤증현 두사람으로 압축됐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가 `신명호 카드'를 급히 공개한 것을 보면 신 씨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윤 두 분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기는 하나 여론이 계속 부정적으로 흐를 경우 어찌할 도리가 없는게아니냐"고 말해, 여론을 역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렇게 보면 신 고문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에서 강.윤 두 사람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결국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가 아니고 검찰총장, 국세청장처럼 공식적으로 사전 공개하기 힘든 만큼 언론을 통해 비공식적인 방식을 통해여론을 떠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신 고문이 과거 70년대 급부상했다가 몰락한 율산그룹 신선호 회장의 친형이라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또한 그는 '율산그룹' 출신인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인연이 있고이헌재 전 부총리와는 행시 동기로 친분이 두터운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분석도 있다. 때문에 차기 경제부총리가 이들 세 명으로 압축됐다고 단정짓기엔 너무 이른게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신 고문도 여론의 엄정한 검증을 받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인선과 관련 "신명호 고문을 추가해 3명을 병렬로 놓고 볼 것"이라며 "기존 2명을 빼는 분위기냐"는 질문에는 "그런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인선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 "이번 주에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충분한 여론 검증을 거친 뒤 후보를 최종 확정지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할 것"이라며 "검증이남아 있다"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인사추천회의가 열렸지만 부총리 문제는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인사추천회의는 임시로라도 소집할 수 있다"고 말해, 여론이 긍정적으로 흐를 경우 서둘러 인선을 마무리지을 수도 있음을시사했다. 이 때문에 이헌재 전 부총리가 사퇴하면서 자신의 후임으로 강력히 추천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혀 뜻하지 않게 `다크호스'로 부상하는게 아니냐는관측도 나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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