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만수 대변인. 한겨레자료
|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18일 김종민 대변인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이 8개월여만에 교체된 셈이다. 이들 전현직 대변인은 64년생 동갑내기로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서울대 국문과 83학번으로 연세대 사회학과 84학번인 김 부대변인 보다 한 학번이 위다. 대(對) 언론창구에서 물러나는 김종민 대변인은 탄핵기각 직후 단행된 청와대개편에서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뒤 한달여의 적응기를 거쳐 참여정부 청와대 3대 대변인의 명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탄핵사태 이후 달라진 정치환경에 맞춰 `안정감있는 대통령상'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구축하는데 주력했으며, 지난 8개월여간 대과없이 대변인직을 수행했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너무 인색하게 소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설화가 끊이질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스타일' 변화에 일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된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빠짐없이 수행하면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메시지에 숨은 행간의 의미를 정확하게 끄집어내알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 관련 과열 취재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유력 후보군을 사전에 공개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 운용하는 시스템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시스템 구축에도 일조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리가 늘 그렇듯 밤낮없는 격무로 현재 치통, 복통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기숙 홍보수석체제 출범이후 줄곧 교체를 희망해왔다. 김 대변인은 이임 인사를 통해 "전임 대변인 때부터 깔아놓은 레일이 있어 그나마 나은 환경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아쉽고 안타까운 점도 많다"며 "앞으로대변인이 바뀔 때마다 좀더 안정되고 진도가 나가는 춘추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말했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4대 대변인을 맡게된 김만수 부대변인은 그야말로 `노무현의사람'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일찌감치 "김 부대변인이 언젠가 대변인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김종민 대변인조차 "내가 대변인을 맡게 됐을 때부터 김만수 부대변인이 차기대변인으로 내정됐었다"고 말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김만수 신임 대변인의 인연은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대통령이 14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출마하자 김 부대변인은 학교 선배인 이광재 현 열린우리당 의원 소개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노 대통령의 낙선 이후에는 현재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인 원혜영 의원의 비서관 생활을 했으며, 그 인연으로 95년부터 2001년까지 부천시의회 의원(오정구)을 두차례나 지냈다. 김 부대변인이 완전한 `노무현의 사람'이 된 것은 2001년 소위 `금강캠프'로 불리던 자치경영연구원 공보팀장으로 기용되면서다. 이때부터 줄곧 노무현 캠프의 대언론 창구를 도맡아왔다. 대통령 후보로서 노 대통령의 인지도가 낮았던 당시 시의회 의원 신분이었던 김부대변인의 캠프 합류로 주변에서는 `노무현 캠프의 유일한 현역의원'이라는 말도나왔었다. 이후 노 대통령 후보 공보팀장, 선대위 부대변인, 인수위 부대변인,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 겸 부대변인, 상근 부대변인 등을 거쳐 대변인으로의 기용이 `자연스런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지난 4년간 노 대통령의 `입'을 맡아 정치궤적을 따라온 만큼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기조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노 대통령도 김 부대변인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부대변인이 4.15 총선에서 낙선한 뒤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재기용되자노 대통령은 인사차 찾아온 김 부대변인에게 "부대변인해서 되겠느냐"며 미안함을감추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김우식 비서실장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 부대변인이연세대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지난 1988년 김 실장은 연세대 학생처장으로 있었기때문이다. 김 부대변인은 "당시 김우식 처장은 학생들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했었다"고 말할 정도로 둘 사이는 각별했으며 이후 김 실장은 김 부대변인의 결혼식 주례를 서기도 했다. 한편 김 부대변인은 지난 4.15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부천 소사에 출마,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경쟁하면서 `만수와 문수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바 있다. 김 부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공식발표 직후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며 "대통령말씀의 무거움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