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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서 북-미 양자협의” |
라이스, 반기문 장관과 외무회담서 밝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외교부에서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과 북한의 조속한 6자 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했다.
반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6자 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으나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내용은 내놓지 않았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6자 회담 안에서 북한과 협상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북핵 문제는 북미 간 현안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해 양자 협의에 대한 북한과의 시각차를 분명히 드러냈다. 반 장관은 이에 대해 “6자 회담 안에서 북미 양자 협의는 상호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문화방송>과 벌인 인터뷰에서 “북한은 무조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6자 회담 틀 안에서 북한이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안보 공약과 관련해 문서화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한국방송>과 한 회견에서는 북한의 6자 회담 복귀와 관련해 “인내심에 마감시한은 없으며, 외교는 마감시한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끝없는 인내심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에 앞서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노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의 방한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6자 회담 참가국들과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으며, 에너지 수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누차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이 6자 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참가국들과 북한의 관심사항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핵 문제 이외에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역내의 제반 장애요인들이 역사적·지정학적·전략적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극복돼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최근 한일 현안인 독도, 교과서 문제 등의 근원과 성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도착한 직후 성남 캠프 탱고 벙커에 둔 한미 연합사 지휘사령부를 방문했으며, 20일 오전엔 국내 인터넷 매체와 토론회를 열었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저녁 다음 방문국인 중국에 도착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만났다. 후 주석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라이스 장관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6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중국이 압박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중국이 최근 통과시킨 ‘반국가 분열법’을 둘러싼 논란은 라이스의 중국 방문에서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강문 백기철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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