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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31 18:38 수정 : 2005.03.31 18:38

반기문 외교부 장관

역사왜곡 속편 “사실관계 왜곡”

'노대통령' 겨냥 만만찮은 파장

“기억안난다” 외상 자질도 의심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의 노무현 대통령 비판 발언이 한-일 외교전쟁에 또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3월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통과 이후 악화되고 격앙됐던 한-일 관계는 오는 5일 교과서 검정 발표를 앞두고 일시나마 소강국면을 맞이했던 게 사실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빨리 보고 싶다는 말을 건넨 것도 일종의 ‘숨고르기’로 받아들여졌다. 정부도 ‘동북아 평화를 위한 바른역사 정립 기획단’이라는 상설기구를 만들기로 하는 등 장기전 태세로 옮아갔다. 일부에서는 오는 6∼7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아시아 협력대화에 마치무라 외상이 참석하게 되면 이를 계기로 두 나라 외무장관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 마치무라 외상의 발언은 이런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31일 정부 주변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당장 4월초 한-일 외무장관회담 성사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물론, 일본 중의원 회의의 정황 등을 보면 마치무라 외상이 한국에 대한 정면도발이나 확전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치무라 외상의 이번 발언은 지난 18일 한국 정부의 대일외교 독트린 발표 이후 일본 정부가 취한 태도와는 상반된 것이다. 당시 마치무라 외상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국 국민의 과거사에 관한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고이즈미 총리 등이 이번 사태 초기에 ‘신중하고 엄중한 대처’를 강조하던 자세와도 판이하다.

▲ 마치무라 일본 외상

실제로 지난 30일 중의원 회의에서는 마치무라 외상 외에도 아이사와 이치로 외무성 부대신은 “한국의 일반 관광객이 독도에 상륙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시비를 걸었다. 또 지난 29일엔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이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는 등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인사들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

발언 의도를 떠나, 외상이 직접 나서 상대국의 대통령을 문제삼은 것은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는 최근 일본 언론들이 역사왜곡 시정 등을 한국의 ‘대일공세’로 치부하며, ‘국내용’이라든가 ‘노 대통령이 주도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려는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정부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마치무라 외상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해 12월 이부스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당시 신사참배 문제가 거론됐으며, 당시 이 자리에는 마치무라 외상도 배석했다고 확인했다. 마치무라 외상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이를 부인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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