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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6 21:53 수정 : 2005.04.06 21:53

노무현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와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노대통령 “무소유의 행복 느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6일 청와대 만찬은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연상케 했다.

지난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꾸려진 우리당 지도부를 축하하기 위해 노 대통령이 초청해 이뤄진 이날 만찬은 2시간여 진행됐고,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와의만찬은 지난 1월26일 이후 2개월여만이다.

문희상 의장을 비롯, 염동연 장영달 유시민한명숙 상임중앙위원, 정세균 원내대표, 원혜영 정책위의장, 박영선 의장비서실장, 전병헌 대변인 등 우리당 지도부가 모두참석했고 이날 오후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으로 내정된 김혁규 이미경의원만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또한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이해찬 국무총리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청와대에서는 김우식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 이강철 시민사회수석, 조기숙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축하한다. 수고했다"고 인사한 뒤 "제도를 바꿔야겠다.

여성이 복수로 나왔으면 표가 좀 나왔을텐데 나라도 안찍겠더라"며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한명숙 상중위원의 적은 득표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염동연 의원이 "저는 대통령을 보면 눈만 보인다"며 노 대통령의 `눈꺼풀수술'을 거론하자 노 대통령은 "아직도 거북하지요"라고 반문하면서 "이제 손수건갖고 눈물 닦는 일이 없어졌다"며 수술 후 변화상을 짧게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미용으로 하신 것은 아닌가요"라는 정세균 원내대표의 농담에 대해 "두가지 다지요.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데..."라고 답하면서 "2003년 청와대 들어올 때 포위된 분위기로 들어왔는데 2004년, 2005년 지금 상황은 부드러워야죠. 적어도 몰리지는 않으니까요"라며 `눈' 뿐 아니라 `정국상황'에 대해서도 달라진 점을설명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2003년에는 당이 조그만했지만 지금은 튼튼한 당이 있으니까요"라며 거들었고 노 대통령은 "그때는 당이 도움이 안되더라. 나는 우리당이 창당하면서 개헌선과 탄핵선을 넘겨주는 것을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탄핵이 나오길래 `야. 내가 상상력이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비로소 느꼈다"며 험난했던 지난날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만찬장으로 이동한 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경선시 TV토론을 지켜보곤 했다.

참 보기가 좋았다"며 "아내도 `우리당이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정말보기 좋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장을 거론하며 "정치인은 어휘구사능력이 중요한데 국민들 가슴 속에 와닿게 `해장국 정치'를 하신다고 하더라. 술도 좋아하는 분이 아니면서 듣기 좋았다"고 말했다.

앞서 문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모진 시집살이 하다가 따뜻한 친정 품에 다니러오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수양산 그늘이 몇천리 간다고 대통령과의 인연을강조한 분도 있고 간접적으로 팔아가며 표를 얻으신 분도 있다"고 말했고, 염동연상중위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가능성과 역동성을, 우리당이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얼마나 열정을 갖고 있는 지 봤다"며 건배했다.

참석자들은 최대 현안인 독도 문제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한일관계, 4.30 재보선 등이 주요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는 강원도 산불피해 문제에논의가 집중됐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번 당지도부 경선과 관련, "이전의 경선과정에서는 너도 나도 대통령의 권력을 깎겠다고 해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 당의 과두체제를 비판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다 놓아버려그렇다고 생각했다"며 "무소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다"며 우회적으로 `당정분리'가뿌리를 내렸음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93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를 거론하면서"당시 이기택 총재의 지원을 받아 당선안정권에 있던 김정길 후보가 `나는 당선되니까 노무현 후보를 도와달라'고 호소를 했는데 선거결과 김 후보는 아슬아슬하게 낙선하고, 내가 중위권으로 당선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돈 많은 후보가 식사자리를 마련하는게 관행이었는데 나는 단기필마로 돌아다니면서 식사가 끝날때쯤 잠시 연설을 해서 대의원 표를 집어온 경우도 있었다"고 과거 경선경험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문희상 의장이 경선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점을 의식한듯 "92년대선때 차 뒷좌석에 앉아 있다 트럭이 승용차 문 옆을 들이받아 사고를 당했는데 재빨리 다른 좌석으로 옮기는 바람에 살아났다"고 경험을 털어놓은뒤 "정치인이 선거때 사고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의장은 "열바늘을 꿰매고 당의장이 됐으니 수지맞았다"고 농담을건네기도 했다.

염동연 위원은 "지방 토론회할때 후보들끼리 미리 질문을 알려주곤 했는데 유시민 후보만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고, 장영달 상중위원은 유 상중위원이 경선당시이 총리를 가장 존경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가리키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80세 이상인 사람을 존경한다고 했는데 유의원만 80세 이하인 사람을 존경한다고 하더라"고말하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술을 삼가기 위해서인지 처음에는 와인잔에 포도주 대신 포도주스를 채워 마셔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오늘 기분이 좋으셔서인지 좋은 와인을 내셨다"는 이 총리의 말에 "나도 포도주 한잔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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