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월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에서 홍석현 신임주미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
홍석현 주미 대사는 14일(현지시각) 재산공개 내역과 관련해 부동산을 물려받거나 매입하는 과정에서 세차례 자신 또는 가족의 위장전입 사례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재산내역을 설명하면서 “내가 워싱턴에 있을 때인 1979~81년 무렵, 부친이 농지가 섞인 경기도 이천군 율면 땅 4만5천평을 나와 아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매입했다”며 “이것이 ‘전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83년) 워싱턴에서 귀국한 뒤 부친이 아내 이름으로 그 일대에 한 필지(3천평 정도)를 더 구입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며 “2001년 5월 경기도 양평의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 별장을 매입하면서 농지가 일부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해 이건 어머니 이름으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산 뒤 이것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긴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율면 땅 가운데 산지로 된 부분은 1989년 증여세를 내고 (당시 중학생이던) 큰아들에게 상속했다고 밝혔다. 홍 대사는 “제 재산 중 부동산은 1~2% 정도로, 내가 부동산으로 이득을 얻으리라는 생각을 안했다”라며 “땅 사고 팔아서 재산 증식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홍 대사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많은 국민이 (내 재산 규모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때는 죄의식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겨레> 박찬수 특파원, 온라인뉴스부 pcs@hani.co.kr
![]() | ||||
![]() | ■홍석현 주미대사 14일 주미특파원과의 대화
많은 국민이 볼 때 왜 이렇게 재산이 많으냐는 상대적 박탈감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출발점을 갖고 있다.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어떤 출발점에서 출발해 삶의 궤적을 그려 왔다. 그 당시 잣대와 그 후의 잣대가 다를 수밖에 없고 개인 문제지만 큰 흐름 속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재산규모는 800억원 가량이다. 대부분 주식으로 가장 큰 덩치가 삼성전자 주식으로 6~7만주이다. 신문사 자본금이 적기 때문에, 중앙은 130억원, (중앙일보 주식이) 50~60억원으로 평가됐다. 현금이 몇십억원 정도 있다. 땅은 가장 오래된 것이 100년 전 증조부가 산 땅부터 선산 땅도 있고, 30년 가까이 전에 선친이 사서 물려주신 땅이 있고, 별장이 있다.
내가 1972년 3월에 워싱턴에 와서 83년 3월말 귀국했다. 지금은 가족묘지가 옮겨진 경기 이천 월포리 4만5천평(70% 산지, 30% 농지)을 선친이 나와 아내, 어머니 이름으로 샀다. 요즘 말로는 (위장) 전입사례에 해당한다. 구입시점이 1979~81년 쯤으로 내가 워싱턴에 있을 때이다. 또 최근에 안 사실인데, 귀국한 뒤 처 이름으로 한 필지(3천평 정도)를 더 구입하셨다. 우리 땅과의 경계선상에 있는 농지로 주인이 팔지 않고 있다가 팔아서 산 것이다. 그때 내가 공무원 신분이니까 처 이름으로 구입한 게 아닌가 싶다. 그때 난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 시절이었다. 선천이 구입 사실을 나에게 얘기하셨겠지만 그땐 그런 거 관심 없을 때라 별 기억이 없다.
선친이 그 땅을 살 때는 작은 집을 짓고 주말을 보내면서 쉴 생각이셨다. 선산이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 있어 언젠가 새로운 가족묘지가 필요할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옛 선산 뒤가 채석장이 있었다. 그 산이 현대건설 소유였는데 소리가 시끄러웠다. 그래서 그걸 사려고 했으나 사지 못했다. 결국 선친이 내다본 생각이 맞아 옛 선산이 신도시 개발지구로 발표됐다. 보상 끝나는 건 내년초 쯤 될 것 같다. 어디로 묘지를 옮기나 고민하다, 경기도 월포리 그 땅으로 옮겼다. 지금은 공시지가로는 몇 억 정도, 시가로는 15~20억원쯤 된다고 한다.
그때 제 이름이나 제 처 이름으로 살 때 증여세를 다 낸 걸로 알고 있다. 아버님이 내 이름으로 사시더라도 자금 출처를 대야 했을 테니까 증여세를 냈을 것이다.
남양주 땅 2만5천평은 자유당 시절 내가 서너살 때 내 이름으로 (조부께서) 땅을 사서 넘겨주신 것이다. 그게 3년 전에 길이 났다. 2500평이 수용돼 보상받았다.
이천 땅의 산지로 된 부분을 큰아들이 열 몇살 때 몇 백만원 정도의 증여세를 내고 명의를 아들로 옮겨 놨다. 아들에게 다 넘기려고 하니까 농지가 끼어 있어서 그건 넘기지 못했다.
죄의식이 없었을지 모른지만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
부동산으로 돈 번 적은 없다. 선친이 나 모르게 사서 팔아 시세차익을 넘긴 것은 없을 것이다. 나는 부동산과 인연이 없다. 압구정동 박동진 대사 집을 14억5천만원에 샀다가 8년 살고 11억에 팔았다. 제가 사서 돈을 남기고 판 땅도 없고, 아버님이 사서 판 땅도 없다. 땅 사고 팔아서 재산 증식할 필요도 없다.
삼성전자 주식은 증여세를 다 냈다. 세무당국에 세금낸 것 보지면 알지만 매년 참 많이 냈다.
정 회장 별장을 사게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명의는 정몽헌 회장으로 돼있었다. 정몽헌 회장이 나랑 학번이 같다. 현정은 회장은 처와 선후배 관계다. 또 제 외조부가 현 회장 조부님 밑에서 광주에서 일제 때 일을 같이 했다. 정 명예회장 돌아가신 지 몇 달 뒤 누구 소개로 그 터를 보게 됐다. 그때 정몽헌 회장은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선 맘에 들고 훌륭한 분이 가지고 계시던 땅이니까 샀다. 82살 되신 어머니가 거기 사실 수도 있고 해서…. 정몽헌 회장은 조건이 어려우니 계약금 없이 1주일 내에 전액을 지불해달라고 요청했다. 근데 전체 3만평 중에 농지가 2천평 끼어 있었다.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고심했고 정 회장에게 그 2천평은 사지 않겠다는 얘기도 했다. 그럴 수가 없어서 결국 2만8천평은 내 이름으로, 2천평은 어머니 이름으로 샀다. 물론 어머님도 거기 살진 않으셨다. 그때가 2001년 5월말이다. 나는 원래 정몽헌 회장이 내놓은 값의 1/3에 샀다. 그때 경제가 안좋아 삼성전자 주가가 13만원이던 시절이다. 반액으로도 안팔리니까 나에게 싸게 판 것이다. 지금 보면 상당히 싸게 산 것이다.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이해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문제가 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도 국민에게 거북한 소리가 되겠지만, 제 재산 중 부동산은 1~2% 정도다. 내가 부동산으로 이득을 얻으리라는 생각을 안했기 때문에…. 우리 큰아들에게 넘길 때도 별로 어떤 생각 없었다. 그 땅이 넘겨져서 큰 돈이 되리라고 생각 안했다. 그 생각 했으면 땅값이 오르는 곳에 사주는 게 낫지…. 그 땅은 환갑이시던 아버님이 손자 주려고 사신 땅이라고 했으니까…. | ![]() | ||
![]() |
![]() | ||||
![]() |
[아래는 15일 중앙일보사 길정우 전략기획이사가 홍석현 주미 대사의 재산공개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한 내용이다.]
홍석현 대사 선친(홍진기)이 홍 대사 이름으로 샀고, 홍 대사는 당시에는 잘 몰랐고,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요사이 기준으로 위장 전입이 맞다. 부친이 한 일이지만 이제는 홍 대사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시에 홍 대사 선친께서 이 터가 기존에 가졌던 선산 터보다 더 좋을 것 같아 매입하셨고, 뒤에 집안 종손인 아들에게 명의를 넘긴 것이다.
처음에 4만2천평 매입하고 나서 가족묘지로 조성하면서 보니 땅 한 가운데에 3500평의 농지가 있었다. 그래서 84년에 홍진기씨가 며느리 명의로 샀고, 현재는 농지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족 묘지 한 가운데라서 남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맞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사게 된 것이다. 현재 이 토지는 홍 대사 아들이 소유하고 있는데, 가족 묘지 한 가운데 있어 처분하거나 내놓기가 마땅치 않다.
현재 홍 대사 아들은 5월쯤 중앙일보사 전략기획팀에 배치해 한 6개월 정도 편집국 분위기도 익히면서 있다가 올해 말쯤 워싱턴포스트에 보내서(그쪽에서 받아주기로 했다) 기자로서 그쪽 편집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게 하려 한다. 본인은 내년에 MBA 공부하러 간다고 한다.
남양주 땅건은 2001년에 정몽헌씨가 급히 사달라고 부탁해서 계약을 할 때쯤 보니까, 전체 3만평 가운데 2천여평이 농지였다. 농지 부분 명의를 홍 대사 어머니 이름으로 한 것인데, 당시 어머니 주민등록을 그쪽으로 옮겼다. 그 땅에는 별장용으로 75년에 지은 집이 양옥 80평, 한옥 20평 두 채가 있는데, 현재 개축중이다. 개축이 올 여름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6~7월께 홍 회장 어머니가 공기도 좋고 해서 그 곳에 가서 사실 예정이다. 홍 대사도 어머니가 들어가서 사시면 주말에 하루이틀 정도 가서 지내다 오려고 했으나, 대사로 가는 바람에 어렵게 됐다. 농지 2천평은 현재 농지라기보다 밭이나 폐허처럼 돼 있다. 홍 대사 어머니 들어가시면 일부 손 봐서 채소라도 가꾸면 어떻겠냐는 생각이다. | ![]() |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