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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류에 관한 공청회’에서 리지지엔 대만 인스리아사 사장(서있는 사람) 등 참석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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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위, 아시아 대중문화 종사자 초청 공청회 “지난해 타이페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건물에서 제가 ‘한국 문화의 날’ 행사를 열었습니다. 오전 9시30분에 개막식을 하는데 한국(대표부) 대사님이 오셨다가 행사가 조금 지연되니까 바로 가시더군요. 대만 사람이 자기 돈 털어서 한국을 알리는데, 그 정도 시간도 못내 줍니까.” (리즈젠 대만 인스리아 사장) 20일 국회에선 문화관광위원회 주최로 ‘한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국회가 처음으로 일본과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의 대중문화 관련자들을 초청한 자리다. 이들은 ‘비행기삯은 하겠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1999년 대만에 한국 드라마를 처음 소개한 리 사장의 충고는 이렇게 이어졌다. “한류가 시작된 것은 5년 밖에 안됩니다. 한국은 지금 겸손해야 합니다. 해외에 깊이 문화를 심어야 합니다. 깊이 심기 위해서는 해외 파트너를 키우고, 전세계적인 유통망을 키우고, 마케팅 요원들을 육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류가 100년을 갑니다. 아니면 5년을 못갑니다.” 일본 쪽을 대표한 고이케 코우 오리콘사운드 사장은 “한국 쪽과 콘텐츠 사업을 하려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 일본의 유수한 출판사가 유명 한국배우의 사진집을 냈다가, 배우 쪽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며 “출판사는 한국에서 온 에이전트가 ‘전권을 가지고 왔다’고 해서 응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소개했다. 고이케 사장은 “한국에서는 콘텐츠의 판권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미국처럼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판권을 정리해서 해외 쪽 파트너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 일간 <선봉>의 부란안 문화 담당 기자는 “지금 베트남에서는 밤 10시에 편성된 <대장금> 때문에 전 국민의 취침시간이 늦춰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하지만 한국 드라마의 방영시간이 워낙 많아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조성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류 바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장기적인 교류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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