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04 14:43
수정 : 2005.05.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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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고령화사회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다짐식'에 참석한열린우리당 문희상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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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4일 지난달 말 재.보선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 만났다.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 대책 간담회' 자리에서다.
두 사람은 지난달 15일 문 의장이 취임 인사차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한 이후 이번에 두번째로 만났지만, 만남의 분위기는 서로 새끼손가락을 걸며 상생정치를 약속했던 첫 만남 때와는 사뭇 달랐다.
양당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던 4.30 재.보선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인지 `패장'인 문 의장과 `승자'인 박 대표 사이에는 시종일관 어색함과 냉랭함이 감돌았다.
5분 간격으로 행사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몰려든 취재진을 의식한 듯 활짝 웃으며 악수를 했으나 이후 한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김원기 국회의장을 사이에 두고 라운드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은 다른 국회의원들과 눈인사를 주고받거나 딴 곳을 쳐다보는 등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재.보선때 유세지원에 나선 여파로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박 대표는 행사 내내 고개만 가끔 끄덕일 뿐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분위기 반전을 먼저 시도한 것은 문 의장이었다. 문 의장은 축사에 앞서 여야 의원이 많이 참석한 것에 대해 "안보에만 여야가 없는 줄 알았더니 애 많이 낳자는 데도 여야가 따로 없는 것 같다"며 "지난번 참패한 재.보선에서 대표가 애 많이 낳나 안 낳나를 보고 정했으면 내가 더 자신있었을텐데..."라며 미혼인 박 대표를 겨냥한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박 대표는 그러나 이어진 축사에서 "많은 간담회와 공청회, 모임이 국회에서 열리지만 오늘처럼 많은 분들이 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고령화 사회를 극복하기위해 다같이 노력하자'는 내용의 원고를 차분히 읽어내려갈 뿐 별다른 응수를 하지않았다. 대신에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이번 재.보선에서 저희당(한나라당)의 `저출산'을 걱정했는데 다섯 쌍둥이를 낳았다"며 "우리나라도 노력하면 (저출산과 관련)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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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고령화사회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다짐식'에 참석한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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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저출산 문제의 주무장관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사회는 지독한 저출산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과 프랑스는 저출산 문제를 이민정책으로 극복했지만, 한국은 이민문제로 대응하기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저출산.고령사회 대처 기본법이 통과된 만큼 정부가 군수들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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