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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지난 3월 초. 한나라당 내 ‘반 박근혜’의 대표격인 홍준표 당 혁신위원장이 박근혜 대표의 재신임론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홍 위원장을 상대로 두 차례 성명을 내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라”거나 “스스로 목을 쳐 자리에서 물러나고 의원직을 내놓으라”고 비난했다. #장면2. 4·30 재보선 직후인 이달 초. 박사모 회원들은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해 “선거 결과에 대한 대응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4월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온라인 게임에 몰두해 있었다”며 “탈당하라”고 사이버 공세를 퍼부었다. #장면3. 지난 6일. 당내 소장파인 고진화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선 박사모가 아니라 당을 박살내는 ‘박살모’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즉각 “고진화는 한나라당의 에이즈다”, “원희룡과 고진화를 보내버리자” 등 원색적인 비판글이 쇄도했다. 박대표 비난했던 당내인사들 사이버 ‘혼쭐’
재·보선 압승뒤 책임당원 가입추진등 탄력
“맹목적 충성심 원색적 공격” 우려 목소리도 박사모가 한나라당 안에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대표의 입지가 4·30 재보선 압승으로 한층 탄탄해지면서, 덩달아 활동 반경을 넓힐 움직임을 보이는 탓이다. ◇ 힘 받은 박사모=박사모는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박 대표가 아버지 ‘박정희’와 완전히 구분되고, 당에서도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자신들의 활동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고무된 상태다. 박사모는 창설 이후 두번째로 오는 14~15일 회원 전체를 상대로 향후 활동 방향을 놓고 1박2일의 워크숍을 연다. 박사모 카페장인 정광용(47)씨는 8일 “올해 안에 10만 회원을 확보할 것”이라며 “박 대표를 돕기 위해 당내 현안인 책임당원제 가입 운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안별로 (박 대표를 흔드는 세력을 향한) 비판은 계속할 것”이라며 “다만 회원들을 상대로 인터넷에서 글쓰기의 표현을 부드럽게 하는 노력은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 대표에게 도움 되나” 논란=하지만, 이들에 대한 당내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책임당원으로 대거 가입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치 세력화’에 다름아니다”라거나, “극성 팬클럽이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하고 싶지도 않다”는 등의 못마땅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상당수 당 관계자들은 특히 박사모가 ‘반박파’또는 ‘소장파’ 의원들에 보여온 극렬한 공격 행태를 문제 삼는다. 당 쇄신이나 주요 정책을 놓고 박 대표와 대립했던 이재오·김문수·홍준표·남경필·원희룡·고진화 의원은 물론, 일부 중도 성향 의원들도 박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하고 나면 어김없이 온라인상에서 박사모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박 대표를 겨냥해 한마디 했다가 며칠간 시달렸다”며 “낙인 찍듯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행태 때문에 박사모를 부담스러워 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홍준표 의원은 “박사모는 박 대표에 대한 충고를 충고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욕을 퍼붓는 ‘욕설부대’”라며 “그런 수준으로는 금방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 쪽 관계자는 “박사모가 한나라당이 아니라 박 대표가 좋아서 모인 ‘팬클럽’이라는 점을 전제하면 박사모의 행동이 쉽게 이해될 것”이라며 “그런 팬클럽이 없는 정치인들은 박사모가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표의 다른 측근은 “박사모가 당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등의 순기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토론과 논리가 있는 것에 견줘, 박사모의 경우 상대적으로 박 대표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이 강한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박사모’ 는 박근혜 온라인 팬클럽
회원수 3만3천여명 ‘박사모’( www.parksamo.com )는 지난 2004년 3월30일 만들어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들의 온라인 동호회다. 현재 회원 수는 3만3천여명으로, 10만 회원을 보유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버금가는 정치인 팬클럽이다. 회원들은 20, 30, 40대가 각각 25%씩이고, 50대 이상이 15%, 10대가 10% 정도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당원도 3천~4천명에 이른다는 게 박사모 쪽의 설명이다. 4·30 재보선을 비롯해 최근 한나라당의 책임당원제 도입 논란, 지난해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 문제,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논쟁 등 박 대표가 당 안팎에서 ‘공격’을 받을 때면 어김없이 온·오프 라인을 넘나들며 ‘박 대표 지키기’에 앞장서 왔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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