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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6 15:40 수정 : 2005.05.16 15:40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 <한겨레>

6.15 평양 통일대축전에 남한당국대표 파견 의견접근

차관급 회담에 참석 중인 남측 대표단은 16일 북측에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북측이 6자회담에 나설 경우 우리 정부가 "중요한 제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진행된수석대표 접촉에서 "북측이 6자회담에 나올 경우 우리측은 핵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고 이 차관이 말했다. 이 차관은 수석대표 접촉에서 또 "한반도비핵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 보유는 용납될 수 없다"며 "한반도비핵화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민족공조도, 남북간 화해협력도 불가능하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 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정면 대응하지 않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남측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또 북측이 제기한 봄철 비료지원 문제와 관련, 남측은 예년수준(20만t)은 즉각 지원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한편, 이를 넘는 규모에 대해서는 오전 전체회의에서 남측이 6월에 갖자고 한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추가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북측은 지난 1월 50만t의 비료를 요청했으며, 우리측은 지난 해 상반기 20만t, 하반기 10만t 등 30만t을 지원한 바 있다.

앞서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에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제15차 장관급 회담을 6월 서울에서 개최하고, 평양에서 열리는 남ㆍ북ㆍ해외 민간단체의 6.15 통일대축전에 당국 대표단을 파견할 것을 제안했다. 남측은 이와 함께 6.15를 전후해 경의선ㆍ동해선 도로 연결 개통식을, 올 광복절을 계기로 제1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각각 개최하는 한편, 이산가족 면회소의 조속한 착공을 제의했다.

이 차관은 기조발언에서 "남북대화가 가다서다 하는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6.15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중심 협의체인 남북 장관급 회담을 6월 중에 먼저개최한 뒤 순서대로 당국간 회담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오전 전체회의에서 북측 김 단장은 기본발언을 통해 남북관계 중단 상태의 해소에는 공감을 표시했으나, 조문불허와 함께, 충무계획 및 작계 5029 등에 대한 우리측의 재발방지 조치를 요구했으며, 당국간 대화 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당면 조치로서 보안법 철폐와 합동군사훈련 중지도 촉구했다고 이 차관은 밝혔다. 북측은 이와 함께 현재 어려운 식량사정을 설명하면서 비료 지원과 함께 식량지원 문제를 제기했다. 북측의 조문 불허, 충무계획 사과 요구에 대해 이 차관은 "남북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35분부터 1시간동안 1차 전체회의를 가진데 이어,오후 2시부터 1시간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집중 조율을 벌였으며, 남측 대표단은 오후 늦게 개성을 출발, 서울로 귀환할 예정이다. (개성=공동취재단)




남측 대표단, 장관급회담 다음달 서울개최 제의


남.북 당국은 16일 차관급 회담을 열어 10개월여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고 장관급 회담 재개를 비롯한 관계정상화 방안과북핵 문제, 비료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개성 자남산여관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오전 10시 40분께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과 회담을 시작했다. 우리측은 이날 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정상화 △북핵 문제 △인도적 지원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을 제안했고, 북측은 남북관계 정상화 문제와 비료지원 문제 등을 의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대표는 회담에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장관급 회담부터 재개돼야 하며 5주년을 맞게 될 6.15 공동선언 이행의 중심체 역시 장관급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히고 6월 중에 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남측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남북은 당초 지난 해 8월 3∼6일 서울에서 제15차 장관급회담을 열기로 합의한바 있지만, 고 김일성 주석의 사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집단입국 등으로 인해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남측은 또 "북한 핵문제와 관련,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선언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북한에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개성 회담에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열린 우리측 대표단 환송식에서 "대화가 10개월간 막혀 있었기 때문에 정세인식이나 현안을 놓고 남북간에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마음을 열고 성의를다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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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대표인 이 차관도 인사말을 통해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제도화를 통해 남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뿐아니라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좋은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퇴근 형식으로 17일까지 진행될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 이 차관을 수석대표로 김웅희 남북회담사무국 회담운영부장, 한기범 통일부 국장이, 북측에서는 김 부국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박용일 등이 각각 남북 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장관급 회담 외에도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장성급 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간 회담 등의 재개 방안이 논의되고 북한에 지원될 비료의 경의선 철도를 이용한 육로수송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동취재단)




■ 남ㆍ북 수석대표 회담전 환담록

10개월만에 회담석상에 마주 앉은 남과 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개성 자남산여관 3층 회의실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과 북측 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국장 사이의 회담전 환담내용.

△이 수석 = 오래간만입니다.
△김 단장 = 잘 해 봅시다. 수석대표와 저는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북남상급(장관급)회담 대표로, 제 기억으로는 7차례 회담마당에서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급회담 대표직을 중도에 하차하게 됐는데 (수석대표께서 그만두신) 그 시기도 아마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10개월간에 걸쳐 단절된 북남관계를 회복하는 중대한 회담입니다. 남측 수석대표와 우리측 단장으로 이렇게 마주앉아 보니 둘 사이에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이바지하는 데 남다른 시대적 사명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이번 인연을 잘 살려 회담에 대해 큰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는 겨레에 큰 기쁨을 주는 좋은 회담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이 수석 = 10개월간 중단된 회담이 재개됐습니다. 저는 회담 중단 기간에 몇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상호 존중과 신뢰의 원칙에서 회담이 이뤄져야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합의된 사항은 합의대로 지켜야 한다는 점, 성실이행입니다. 진실한 대화를 해야 된다는 원칙도 꼭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오면서 보니 귀측 지역도 모내기가 시작된 것을 봤습니다. 남북이 모처럼 회담을 재개한 시점이 모내기 시점과 일치하는 듯 해서 회담을 잘 해 풍성한 결실을 보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남북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여건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이 협조해 주십시오.

△김 단장 = 개성은 민족의 첫 통일국가인 고려의 수도이어서 의미가 새롭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회담이 열리는 의미가 새롭지 않습니까. 북남관계가 정상화되면 이 선생과 손을 잡고 개성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개성은 유구한 역사 유적과 이야깃거리가 많은 도시입니다. 그리고 고려인삼이 많이 나오는 고장입니다. 이번 회담으로 북남관계에 가슴 졸였던 겨레의 마음을 활짝 뚫어주는 건강한 회담이 되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마음이고 마음의 뜻에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은 6.15 북남공동선언 정신입니다. 이 정신에 맞춰 우리가 풀어나가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입니다. 회담 잘해 봅시다. (개성/공동취재단)




“귀한 손님 맞아야죠”…남북 차관급회담 이모저모

북녘은 모내기 준비로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남북 차관급회담 남측 대표단이 1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 시내 자남산여관으로 향하는 동안 길 양편 논에서는 모내기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개성의 늦은 봄소식은 남북회담 재개와 함께 찾아온 듯한 느낌이었다. 개성 날씨는 전날까지만 해도 추웠지만 16일 오전부터 화창한 날씨가 시작됐다고 북측 관계자들은 전했다.

0..개성공단에서 10여km 떨어진 개성시내로 가는 길목에는 연녹색 보리로 덮인 동산과 논으로 봄기운이 완연했다. 개성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도 1개월 전에 비해 포장이 진척된 상태였다. 개성공단과 개성시 봉동리 경계부터의 도로는 이전의 흙길과 달리 모두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었다. 한 개성 주민은 집 앞 텃밭에 심은 남새(채소)를 다듬고 있었고 봉동역 인근에서는 20여명의 주민이 모여 바지를 걷은 채로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북측 출입사무소에서부터 남측 기자단 버스에 동승한 북측 관계자는 모내기 용으로 논에서 준비 중인 모판을 가리키면서 "비료를 먹지 못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것을 보라"고 말해 북측의 비료난을 시사했다.

0.. 개성의 풍경도 한 달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적지 않았다. 개성 남대문 인근 중심가 도로에서는 분홍빛 유니폼을 입고 거리청소를 하는 여성청소부가 눈에 띄었다. 특히 한달 전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던 매대(상품판매대)가 알록달록한 원색 포장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매대 주변에는 물건을 두고 흥정하는 모습도 보였다.%%990003%%

0..남측 차관급 회담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남측 대표단의 북측 지역 입경 절차도 민간행사와는 달리 신속하게 이뤄졌다. 오전 9시 2분 남측 대표단을 태운 3대의 차량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북쪽 비무장지대 경계선을 지나자 북측 군인이 차에 올라 인원 등을 확인했으나 20분 이상 걸리던 민간행사와는 달리 2분만에 끝났다. 북측 세관과 출입관리사무소에서도 이름만 확인한 뒤 별다른 검사절차 없이 대표단을 통과시키는 등 `귀중한 손님'을 맞이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북측 관계자는 "귀한 손님이 왔는데 빨리 맞아야죠"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남측 대표단이 북측 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하자 북측 회담 관계자 30여명이 남측 대표단을 맞았다.

0..북측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가 끝난 뒤 오찬행사가 열린 자남산여관 2층 민족식당 앞에서 남측 대표단을 일일이 맞이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양측 대표단은 담소를 나눈 뒤 오찬을 시작했다. 이봉조 남측 수석대표는 먼저 김만길 북측 단장에게 "아침에 내려왔느나"고 물었고 김 단장은 "어제 오후에 내려왔다"고 답했다. 이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서울에서는 아침에 와도 되지만 평양에서는 아침에 내려오기 힘들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표는 또 "회담 시작하기에 참 좋은 계절"이라며 "날씨도 좋고 나무들도 잎이 새로 나고 전체적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전형적인 봄날씨"라고 말하자 김 단장은 "북남관계도 생동감 있게 잘 해 보자"고 화답했다. (개성/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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