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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2 18:35 수정 : 2005.05.22 18:35



이광재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밑바닥엔 그가 ‘여권의 실세’라는 세간의 믿음이 깔려 있다. 한 측근은 ‘왜 이광재인가’라는 물음에 “이광재니까”라고 한마디로 설명했다. 청와대를 떠난 지금도 그가 정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보를 독점한 채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는 게 믿음의 내용이다. 이런 믿음은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일까?

청와대 출입 여전…인사 ‘뒷심’지목
“영향력 먹힐 시스템 아니다” 반론도

평가는 엇갈린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그가 뭐라고 얘기하면 결국 그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라며 “그의 영향력이 관료사회와 정부 산하기관은 물론, 정보기관, 재계에 두루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그의 ‘인사개입’을 지목하는 최근 사례는, 그가 주도하는 ‘신의정연구센터’ 관계자가 관광공사 최고위직으로 옮겨간 부분이다. 그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얼마 전 강원랜드 임원으로 임명된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관료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화도 많다. 이 의원을 잘 아는 당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시절인 지난 2002년 6월 그가 ‘경제부처의 엘리트 관료들’이라며 4명의 명단을 제시했는데, 실제로 이들 모두가 나중에 경제부처 장관을 했다”고 말했다. 그와 삼성그룹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얘기도 꽤 널리 퍼져 있다. 당 관계자는 “마이클 그린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 등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도 한국을 방문하면 이 의원을 우선 만났다”고 전했다.

이런 얘기들이 사실이라면, 그의 광범위한 영향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당 관계자는 “그의 힘은 인사에 대한 영향력이고, 그 바탕엔 폭넓은 인맥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상당한 직급에 있는 정보기관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표적인 ‘이광재 인맥’으로 꼽기도 한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통로’로, 주요 공직자의 인사를 결정하는 기관인 청와대 인사위원회를 꼽는다. 그는 과거 국정상황실장 시절 인사위원회에 참여했다. 지금의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그와 각별한 관계인 김우식 비서실장이다. 당 관계자는 “김 실장이 이 의원을 ‘우리 광재’라고 부르며 끔찍이도 챙기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청와대 주요 부서의 실무진에도 그의 인맥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의 업무구조를 잘 아는 이 의원이 정보의 ‘노루목’을 지킨다고 보면 된다”며 “아래로는 주요 부서 실무진의 충성이 있고, 위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뢰와 김우식 실장의 후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삼박자’ 가운데서도 노 대통령의 신뢰가 ‘실세’ 이미지의 원천으로 비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는 의원이 된 뒤에도 종종 청와대를 들락거린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온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 쪽에선 “과거 잣대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관성적 시각일 뿐”이라며, 그의 영향력이 과장·왜곡돼 있다고 설명한다.

그와 함께 오래 전부터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서갑원 열린우리당 의원은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누가 ‘이 사람 넣어줘라, 마라’고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이 의원의 ‘인사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백원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통령의 참모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22일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믿으며 담담한 마음으로 검찰 조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힘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검찰 조사를 통해 한 자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청와대 ‘이’ 사람들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이른바 ‘청와대 인맥’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연세대 출신이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이 의원이 1983년 연세대 화공과에 입학했을 때 같은 과 교수였다. 이 의원이 80년대 말 감옥에 갔을 때는 학생처장을 맡고 있던 김 실장이 적잖은 도움을 줬다. 이 의원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시절 김 실장을 교육부총리로 강력히 추천했으며, 비서실장으로 오는 데도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만수 대변인은 이 의원의 연대 1년 후배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고락을 함께 해온 ‘동지’다.

김우식·김만수·박남춘 남다른 사이
윤후덕·윤태영·천호선 거리감 유지

윤후덕 업무조정 비서관, 윤태영 제1부속실장, 천호선 국정상황실장 등도 대표적인 연세대 인맥으로 꼽히나, 이들을 ‘이광재 사람’으로 분류하기는 조금 어색하다. 이들은 이 의원의 3∼7년 선배인데다 견제심리도 작용해, 이 의원 쪽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밖에 박기영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강태영 업무혁신 비서관, 이현재 산업정책 비서관, 정영애 균형인사 비서관 등도 연대 출신이기는 하나, 이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고려대 출신인 박남춘 인사제도 비서관이 이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이 의원이 국정상황실장을 맡고 있을 때 상황1팀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이 의원의 뒤를 이어 국정상황실장이 됐다. 박 비서관은 러시아 유전사업 논란으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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