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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정세균 원내대표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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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 “먼지 안날 때까지 털어야”
정세균 대표, 부동산세 개편등 정부 비판
청·정 ‘얼룩’ 지우고 주도권 회복 안간힘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적극적 ‘공세’로 위기국면 돌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내에선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멸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당 지도부는 27일 행담도 개발 의혹에 ‘원칙’을 견지한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이날 열린 경제분야 확대당정에서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결정을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우리 당과 참여정부의 성공은 투명과 정직에 있는 만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진상규명 노력은 철저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에 이은 두 번째 ‘작심 발언’이다. 그는 “행담도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정부 쪽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며 “털어서 먼지가 안 날 때까지 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연루된 자들’이라는 고강도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원내 문제에 대해선 정세균 대표가 팔을 걷어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제 분야 확대당정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간헐적으로 발표가 있었지만 당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단편적이었다”며 “종합적으로 논의되지 못해 (국민에게) 걱정만 끼치고,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당에는 사후통보만 했다는 ‘불쾌감’을 내비친 셈이다. 당에서는 정 대표의 이런 발언을 누적된 불만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당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재정운용으로 일관했던 것의 피해를 지금 당이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등유세 인상을 예로 들며, “경제부처들이 세금을 너무 쉽게 올린다”고 말했다.
4월 임시국회 이후 국무총리실이 3개 상임위씩 묶어서 진행한 당정 회의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정부가 너무 일방적”이라며 상당히 못마땅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른바 ‘정책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정책 주도권을 쥐지 않고는 민심을 돌려놓을 수 없다”며 “정 대표의 행보는 당이 (정책)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표시”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은 정부와 청와대에 요청해 다음달 2일 고위 당정, 3일 당·정·청 워크숍을 잡았다. 당은 또 초선급이 맡고 있던 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장 자리에 4선의 임채정 의원을 ‘구원등판’시켜, 정책 연구·개발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복안도 세워두고 있다. 여기에 중앙당과 원내대표실, 정책위원회, 열린정책연구원 등으로 흩어져 있던 전략기구를 통합한 가칭 ‘전략기획협의회’도 꾸리기로 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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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까놓고 차이 확인해보자”
여 의원들, 전체 워크숍 앞두고 ‘무장’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오는 30~31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리는 워크숍에서 크게 맞붙을 태세다. 국민정치연구회,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등 각 정파는 내부 의견조율에 나섰고, 몇몇 의원들은 워크숍에서 발표할 문건 작성에 열심이다. 워크숍은 원외 중앙위원 40명도 함께 참석하는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 형태로 진행된다. 한 재선 의원은 “이제는 까놓고 논쟁을 벌여 서로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볼 때가 됐다”며 “지도부에서부터 생각이 딴판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무작정 덮기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느냐”고 말했다.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의 분위기가 폭발 일보 직전”이라고 전했다. 워크숍에선 위기탈출 방안에 대한 ‘백가쟁명식 해법’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혼란을 겪고 있는 정체성 재정립 문제가 최대 화두다. 당 혁신위는 27일 4·30 재·보선의 주된 패인 가운데 하나로 당 정체성 혼란에 따른 기존 지지층의 이탈을 꼽았다.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과 정책적 주도력 상실,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대통령선거 대책,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화두가 될 것이라고 의원들은 전했다. 이밖에 기간당원 제도와 공천제도 개선 등 조직노선 문제도 제기될 것 같다. 천정배 전 원내대표는 워크숍에서 “지금은 제왕적 총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지시하던 때와 달라, 민주적 토론을 거쳐 결정된 당론에 따르는 것이 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기선 의원은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당 의원들이 과거 운동권적 시각으로만 접근해서 안 된다”며 “‘여당다운 여당론’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실용-개혁’, ‘난닝구-빽빠지’ 등 실체가 없고, 감정적이며 소모적 논쟁의 미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2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주류와 날선 각을 세웠던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에게도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 의원 쪽은 “때린다면 맞을 것”이라며 “이번 워크숍에서 특별한 의견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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