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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5 19:23 수정 : 2005.06.05 19:23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김정효 기자

‘직무관련 흠결’설
청와대, 후보 3명으로 확대

국가정보원장이 다 된 것 같았던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권 보좌관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공식발표만 남겨놓은 국정원장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을 사전조율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미국에 머무를 동안에도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부터 사실상의 국정원장 대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보좌관도 “신문 지상으로는 이미 여러 번 발령을 받은 적이 있다”고 넘길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기가 바쁘게 권 보좌관을 둘러싼 상황은 차갑게 식어갔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5일 “지난주에는 인사추천위원회가 국정원장 후보를 단수로 추천해 대통령에게 올리려고 했으나, 다음주에 권 보좌관을 포함해 3배수로 후보를 올리기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또 권 보좌관의 국정원장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변화에 대한 김 수석의 해명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통령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하는 게 필요하다”라거나 “3배수로 올리는 게 통상의 전례였다”는 정도다.

사실 권 보좌관이 국정원장으로 이름이 오르락거리면서, 청와대 안에서는 물밑 대결구도가 형성돼왔다. 권 보좌관의 역량과 시각에 회의를 품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인사추천위원회 내부에 권 보좌관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지원군’이 있어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주말을 기점으로 이런 비판론이 전폭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런 변화의 직접적인 계기는 권 보좌관의 과거 ‘직무와 관련된 흠결’이라고 한다. 또 국정원장 후보에 대한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가 있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이런 흠결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청와대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국정원장 후보 추천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후보 3명에 대한 정밀검증을 거쳐, 오는 9일 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내정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3배수 후보에 권 보좌관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넣기로 했으나, 나머지 한명을 고르느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제3의 후보로는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전직 통일·외교·국방 장관들이 폭넓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태 민변 회장 등도 검토대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 보좌관도 상황이 어려워지자 “전혀 미련이 없다. 물 흘러가는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권 보좌관은 지난해 말에도 고영구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0순위 국정원장으로 거론되다가 고 원장이 유임되면서 한차례 꿈을 접은 적이 있다.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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