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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9 18:54 수정 : 2005.06.09 18:54

노무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9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한-미동맹 쟁점 부각

11일 두나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9일 비행기 트랩을 오르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어서 홀가분할 법도 하지만, ‘작전계획 5029’, 전략적 유연성, 동북아 평화균형자 등 한-미 동맹을 둘러싸고 크고작은 논란이 이어지는 어수선한 분위기 탓이다.

한-미 동맹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은 “깨끗이 마무리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이 언론과 여야 의원들, 그리고 정부 관리들과 만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및 작계 5029 등과 관련해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나라 사이에 메우기 힘든 틈이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한-미 동맹 관계가 한두 명의 실무자 발언에 의해 좌우될 만큼 취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롤리스 부차관이 ‘한-미 동맹’을 문제삼고 있다는 게 외교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선 롤리스 부차관의 발언이 그의 견해만이 아니며, 미국 국방부 등 ‘네오콘’(신보수파)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에서 한-미 관계가 심상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도 언론에 보도된 롤리스 부차관의 발언 내용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대만위기때 불개입’ 미국에 요구할듯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히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장기판의 말에 비유하며, “주한미군이 한반도에만 묶여 있으면 궁을 지키는 ‘사’에 불과하지만, 전략적 유연성으로 날개를 달면 ‘차’나 ‘포’의 위력을 지니게 된다”며 “이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군사적 효율성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이지만, 우리로서는 그만큼 한반도의 운명을 불안하게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미국 쪽 요구대로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했을 경우 주한미군이 대만해협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 등 각종 시나리오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태도는 “전략적 유연성이 미군의 21세기 군사 전환전략의 핵심이므로 그 개념을 인정하지만, 동북아에서, 특히 대만해협 위기만큼은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정도로 요약된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대만해협 위기의 경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조약 상대방이 공격을 받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해 주한미군이 개입할 경우 한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이미 미국 쪽에 충분히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낮(현지시각) 정상회담과 오찬회담을 합쳐 모두 2시간 동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그 중간에 10여분 동안 두 나라 취재진과 회견을 열고, 회담결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2시간 회담을 위해 드는 비행 시간은 28시간45분이다.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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