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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9 20:27 수정 : 2005.06.19 20:27


‘북핵’ 돌파구는 열리나
‘김 위원장 직접 언급’은 진전이지만
사실상 미국의 태도 전제조건 단 표현
후진타오 방북등 북-중 채널에 관심

북한은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면담에서, 6자 회담의 재개와 관련해 처음으로 ‘7월’이라는 시점을 언급했다. 그것도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 말을 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진전’이다. 그러나 과연 7월에 6자 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7월 안에라도”라는 김 위원장의 어법은, ‘회담은 언제라도 열 수 있지만 이는 미국쪽의 태도에 달렸다’는 얘기로 들린다. 7월이라는 시점을 못박기 어려운, 모호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6월6일 한-미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이뤄진 뉴욕접촉에서 6자 회담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미국쪽의 요청으로 성사된 5월13일의 뉴욕접촉에 대해 북한쪽이 답을 주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 6월6일 접촉에서 북한은 회담 복귀 날짜 대신, 회담 재개의 ‘뜻’만 갖고 나왔다. 그 때문에 10일(한국시각 11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6자 회담 참여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 등 북한에 대한 ‘존중’과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자세를 보이도록 부시 대통령을 설득한 뒤,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 장관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은 그 답을 받기 위한 자리였다. 한-미 정상회담을 봤으니 이제 답을 달라는 것이었는데, 김 위원장은 ‘결단의 의지’를 전했을 뿐 결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정 장관은 또 김 위원장에게 6자 회담이 재개되면 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중요한 제안’을 할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만 보면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신중히 연구해 답변하겠다”고만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17일 면담에 대한 미국쪽 반응이 “나쁘지 않은 뉴스이지만, 획기적 상황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김 위원장의 말 가운데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의지가 확고하다면”이라는 조건이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숀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17일 “북한이 전제 조건없이 회담에 복귀해, 건설적으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힌 것은 북-미간에 좁혀야 할 거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칫하다간 북이 공을 미국쪽에 넘긴 것이냐, 아니면 아직 북이 진짜 답을 내놔야 하느냐의 핑퐁식 논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마지막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도 지금이 자신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를 이해찬 총리의 중국방문 길에 합류 시키기로 한 것도 그런 기대감을 보여준다. 북-미 뉴욕 채널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추가 협의를 언급하고 6자 회담의 북한쪽 차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미주국장이 30일 세미나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데 대해 미국이 비자를 발급해줬기 때문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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