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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 국장들과 간담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윗옷 윗옷을 벗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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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에 연민의 정…어쩔 도리 없는 일” 노무현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보도·편집국장들과의 간담회는 오찬으로 이어졌다. 간담회가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등 딱딱한 주제를 다룬 데 반해, 점심자리는 노 대통령의 ‘인간적인 소회’가 곁들여지는 부드러운 자리였다. 오찬은 참석자들의 “언론과의 올바른 소통을 위하여”라는 건배사와 함께 시작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가 느끼는 제일 큰 어려움은 나를 도와주는 언론이 없다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혐오감이 있고, 따라서 우리 언론들도 대부분 그런 정서를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을 편들어 글을 쓴 것으로 간주되면 신빙성이 떨어져서 별 재미가 없는 환경 속에서 여러분들이 글 쓰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옛날에는 군사령관과 제사장이 권력을 나누어 가졌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언론의 역할이 제사장이 했던 역할, 지위 수준의 역량을 행사하고 있다”며 “스스로의 일에 대해 보람과 가치를 한번 좀더 높이 설정해보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처음부터 좀 껄끄러웠던 부분이 있었다”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저도 좀 미숙했고 차분한 설득과정이라든지 점진적인 과정을 밟지 않고 일거에 무 자르듯이 해버렸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 과정의 갈등이나 감정적인 앙금이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만, 이제 그 문제를 좀 풀었으면 좋겠다”고 화해를 제의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영남 낙선자 챙기기’에 대해서도 “내가 제도를 다 바꾸어서 지역구도 해소를 못한다면, 열린우리당이라도 인물 키워가지고 영남에서 선거를 치뤄낼 수 있고, 한 사람 더 당선시키고 일보라도 진전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며 “내가 그걸 하는데 국정에 큰 지장없이 할 테니까, 그거 하나는 좀 봐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연민의 정을 가지고 있다”며 “크게 성공했던 사람이 커다란 역풍을 맞아서 난파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정치하는 사람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감상에 젖은 일은 있지만 그건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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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연정’…야 냉랭 여 고민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간담회에서 ‘내각제’를 거론하며 거듭 ‘연정’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는 뚜렷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전날 공개서한에 이어 이날 다시 연정을 화두로 던진 데 대해, 내심 고민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연정 제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로, 부담스러운 속내를 내비쳤다. 연정의 상대인 야당이 뜻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거듭되는 ‘주문’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 원내대표는 “연정까지 안 가더라도, 정책공조라도 해서 우리가 해야 할 개혁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현실적 가능성이 낮은 연정보다 ‘사안별 정책공조’ 쪽에 무게를 싣겠다는 심중을 드러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안에선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민주노동당·민주당 등과 개혁연정을 하면 대연정과 같은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 비판하는 논평을 내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무시하는 전략을 이어갔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권력이 알사탕도 아니고, 내각제도 옆집아이 이름이 아니건만 너무도 쉽고 가볍게 모든 말들이 나온다”며 “더 이상 국민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가타부타 반응하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노 대통령의 잇단 연정 발언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11~13일 충남 금산에서 열리는 의원단워크숍에서 당의 태도를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철 황준범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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