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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정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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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교감’연정고리 구체화
우리당, 아예 일부권력 넘겨 지역구도 해소시도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10일 내놓은 ‘연정’ 관련 제안의 뼈대는 여야가 현행 소선거구제의 대안에 합의한다면 야당에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비록 ‘건의’의 형태를 띠긴 했지만, 문 의장의 제안은 선거구제라는 연정의 구체적인 ‘고리’를 적시하고, 총리 지명권을 언급한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밝힌 것보다 한 걸음 더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저렇게 펄펄 뛰는 야당에 대고 더이상 연정을 제안할 계획이 없다”던 열린우리당이 이처럼 태도를 크게 바꾼 데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문 의장이 직접 노 대통령과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현행 소선거구제를 지역구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양대 정당이 서로 상대편의 지역기반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7대 총선의 경우 영남지역에서 32.0%의 득표율을 올리고도 전체 의석의 5.9%인 4석밖에 차지하지 못한 것을 단적인 예로 든다. 하지만 그 다음 문제, 즉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문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중대선거구제의 경우 한나라당의 반대가 심해서 어렵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과 상충되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 어떤 선거구제가 적절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론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핵심 당직자는 “야당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제3기 정치개혁협의회(정개협)의 구성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제안으로 보인다. 1·2기 정개협과 마찬가지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에서 비교적 독립돼 있는 제3의 기구가 구체안을 만든 뒤, 이를 토대로 국회 차원의 논의를 진행해서 결론을 내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 의장의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선거구제는 야당의 동의 없이 손질하기가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 등의 강한 반발은 두터운 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내 각 정파의 반발 가능성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는 이날 제안에 앞서 소속 의원들에게 제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사전 동의를 구했으니 이견의 표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의장의 제안이 1차적으로 한나라당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정체성 훼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한나라 ‘주도권 뺏길라’예민
영남권 반발 내분 우려…권력분산 제안엔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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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 "방향옳지만 야합 걱정"
민주 "국정혼란 부추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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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해설]
중대선거구제=소선거구 몇 개를 묶어 2명 이상의 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2∼5명을 뽑는 형태가 많이 얘기된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유권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지역구 후보와 지지 정당에 각각 한 표를 행사한다. 예를 들어 총 의석이 100석일 경우, ㄱ정당의 정당 지지율이 30%인데 지역구 당선자가 20명이면, 나머지 10명을 비례대표 후보로 채운다. ㄱ정당의 지역구 당선자가 35명이면 35명 모두가 의원이 되고, 대신 전체 의석이 5석 만큼 늘어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비례대표 배분 방식에 따라, △권역별로 해당 권역에서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방식 △전국의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권역별 비례대표 명부에서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방식 등 두 가지가 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달리 전체 비례대표 의석수가 미리 결정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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