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3 14:29
수정 : 2005.07.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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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유시민. 박승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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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안, 연정 놓고 ‘합성의 오류’에 빠졌다” 맹비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울대와 한나라당을 향해 “자신들에 유리한 것이 대한민국에도 유리하다는 합성의 오류에 빠져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당 의장 선거 이후 정국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던 유 의원은 14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작심한 듯 “논리학에 합성의 오류라는 것이 있는데, 서울대와 한나라당이 그렇다”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서울대를 겨냥해 “통합형 논술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서울대 이익이 언제나 대한민국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논리학에서 말하는 합성의 오류는 어느 부분에 타당한 것을 가지고 전체에 적용하려고 할 때, 나한테 좋은 거면 대한민국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은 정부, 국회, 민간을 불문하고 서울대란 특정 대학 학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라며 “서울대 교직원 입장에선 영광된 일일지 모르지만, 전체로 보면 중대한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못박았다. 또 “서울대가 발표한 통합형 논술이 아직 확정안이 아니라고 하지만, 확정도 안 해놓고 발표해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면 안 된다”며 “예측 가능하게 하거나, 문제 유형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것 같으면 발표를 하지 말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서울대가) 자꾸만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최고 인재를 독식하려고 한다”며 “지난 50년간 해 온 유혹에서 손을 끊고 서울대가 하려는 일이 대한민국과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지 깊은 성찰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에 대해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유 의원은 “(대통령은) 연정가능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그에 필요한 토론과 타협의 문화를 만들자고 문제제기한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서울대와) 마찬가지 오류에 빠졌다”며 비난했다. 또 “중대선거구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채택할 경우 38% 지지율에 51% 의석을 차지한 우리당도 손해 본다”며 “그러나 우리당은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도 정치 발전을 위해서 하겠다는 것인데, 말꼬리 잡듯이 서로 돌아가면서 비아냥거리는 것은 한나라당이 대한민국 발전보다는 자당의 이익에 눈이 멀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성과 양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지성과 양식은 나의 욕망을 사회적 공동선과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서울대와 한나라당이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은 지성과 양식이 아닐까 싶다”고 일갈했다. 아래는 유시민 의원이 14일 오전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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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확대간부회의 발언 전문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논리학의 구성의 오류, 합성의 오류를 말하겠다. 서울대와 한나라당이 그렇다.
요새 서울대의 2008년 통합형 논술 때문에 시끄럽다. 일일이 문제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서울대 총장님도 그러시고 교직원들도 그러시고 깊이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서울대 이익이 언제나 대한민국 이익이 되는 건 아니다. 논리학 합성의 오류는 어느 부분에 타당한 것을 가지고 전체에 적용하려고 할 때, 나한테 좋은 거면 대한민국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정부, 국회, 민간을 불문하고 서울대란 특정 대학 학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서울대 교직원 입장에선 영광된 일일지 모르지만, 전체로 보면 중대한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서울대가 발표한 통합형 논술이 아직 확정안이 아니라고 하지만, 확정도 안 해놓고 발표해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면 안 된다. 예측 가능하게 하거나, 문제 유형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것 같으면 발표를 하지 말아야했다. 1%도 아니라 0.1% 학생 뽑으려고 할 때 교직원들은 좋을 지 모르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병리적 현상이다.
좋은 인재는 서울대에서 교육 받으나 다른 대학에서 받으나 국가적으로 보면 별 차이 없는 일이다. 자꾸만 시험성적 기준으로 최고 인재 독식하려고 한다. 지난 50년간 해 온 유혹에서 손을 끊고 과연 서울대 하려는 일이 대한민국과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지 깊은 성찰을 요청한다.
한나라당도 (서울대와) 마찬가지 오류에 빠졌다. (대통령은) 연정가능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그에 필요한 토론과 타협의 문화를 만들자고 문제제기한 것이다. 당의장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검토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채택할 경우 38% 지지율에 51% 의석 차지한 우리당도 손해 본다. 그러나 우리당은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도 정치 발전 위해서 하겠다는 것인데, 말꼬리 잡듯이 서로 돌아가면서 비아냥거리는 것은 한나라당이 대한민국 발전보다는 자당의 이익에 눈이 멀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박근혜나 당직자들은 자신들이 쏟아냈던 가시돋힌 말을 성찰해야 한다.
지성과 양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지성과 양식은 나의 욕망을 사회적 공동선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서울대와 한나라당이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은 지성과 양식이 아닐까 싶다.
(발언이 끝나자, 문희상 의장) “잘~했어”(이 표현은 국회의원들이 동료의원의 발언을 격려할 때 관행적으로 쓰는 추임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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