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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1 11:20 수정 : 2005.07.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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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YS때 청와대 핵심인사, 재벌, 언론인 등 불법도청”
“X파일, 재벌-일간지 고위층이 97년 대선자금 지원논의 내용”

최근 보도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이른바 문화방송 ‘이상호 X 파일’은 옛 안기부가 불법도청한 것으로, 재벌그룹 고위 인사와 중앙 일간지 고위층간 지난 97년 대선자금 지원논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21일치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문화방송은 ‘이상호 X 파일’이 불법도청 자료여서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등의 이유로 보도를 유보한 상태다.

조선일보는 21일치 A1·A3면 보도에서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3년부터 1998년 2월까지 5년간 국가안전기획부가 특수 조직인 비밀도청팀을 가동해 정계·재계·언론계 핵심 인사들의 식사 자리에서 오간 얘기를 불법 도청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최근 MBC 내에서 보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모 재벌그룹 고위 인사와 중앙 일간지 고위층 간 97년 대선자금 지원 논의’ 내용이 담긴 테이프도 당시 안기부가 현장 도청한 것임이 국정원 관련 인사에 의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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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안기부 도·감청 업무를 잘 아는 A씨의 말을 인용해, “안기부에는 핵심 수뇌부 한두명에게만 보고하는 특수도청팀이 있었다”면서 “전화 도·감청과 달리 요정, 한정식집, 룸살롱 등 현장에 직접 도청기를 꽂고 도청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 특수도청팀은 ‘미림’이라고 불렸으며 팀장(서기관)과 사무관, 6급(주사) 2명 등 모두 4명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 핵심 인사, 정치 거물, 재벌 기업인, 중견 언론인이 도청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또 “미림팀은 노태우 정권에서도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활동에 대한 구체적 증언은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미림팀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직후 해체됐다고 관계자는 밝혔다”고 보도했다.


문화방송이 확보한 녹음테이프의 출처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미림’의 도청 테이프는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직후 퇴직한 한 국정원 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가 1년여 뒤인 1999년 중반 무렵 국정원 감찰실에 의해 압수됐다”며 익명의 국정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MBC측 테이프는 당시 회수된 것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압수된 테이프는 “하루 평균 5~6개 정도로 추산하면 테이프는 최소한 8000여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MBC가 갖고 있는 테이프는 1997년 9월 초쯤 S호텔의 한 식당에서 1시간30분 가량 도청한 내용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화 도청 또는 현장 도청한 것 중에는 모 중앙 일간지 고위층이 대선자금 수십억원을 ‘배달’했다는 정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테이프에는 대화자 두 사람의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요약 보고서에 대화자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이어 “국정원 관계자와 옛 안기부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모 후보측에서 30억원을 요구해왔다’ ‘그쪽에서 (돈 전달 과정에) 한 사람 이상 관련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돈을 현찰로 바꿔 전달하는 문제가 거론되면서 당시 이 재벌그룹의 재정담당 이사였던 ‘○○○를 시켜라’는 취지의 얘기도 언급됐다”고 테이프 내용을 일부 전했다.

MBC 뒤통수 맞고 부랴부랴 특별취재팀 구성

당시 대화 분위기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재벌그룹 고위인사는 ‘회장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다는 식으로 지시를 전달하는 입장이었으며, 발언은 중앙일간지 고위층이 주도했다”며 “두 사람 대화 중 ‘한쪽만 할 경우 저쪽(다른 대선 후보 진영)에서 알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식의 우려가 있자 ‘B후보 보다 A후보측이 문제다. B후보 쪽에도 조금은 한 걸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들어 있다”고 전했다.

또, 조선일보는 국정원 관련 인사가 “MBC가 확보한 테이프말고도 전후 진행과정을 알 수 있는 전화 도청 테이프가 하나 더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림팀 관련 인사는 “부분 부분 사실일 수 있지만 짜깁기 한 것으로 보이고, S호텔은 상대하지 않아 테이프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유출 및 회수 과정에서 복사된 테이프가 2~3단계를 더 거쳐 MBC측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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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선일보는 ‘X파일’의 보도여부가 논란을 빚으면서, 문화방송이 보도하지 않는다면 자체 취재를 거쳐 보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조선일보가 이날 안기부의 불법 도청 사실을 앞세워 보도한 것은 문제의 테이프를 입수하고도 보도에 따른 법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우회보도’ 방식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문화방송은 자신들이 먼저 취재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내용을 조선일보쪽이 먼저 보도함에 따라 안팎의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방송은 이날 오전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온 뒤 보도국 간부회의에서 정치 경제 사회1, 2부에서 각각 2명씩 차출해 8명의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보도 수위와 폭에 대해선 특별취재팀 구성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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