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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1 19:09 수정 : 2005.07.22 04:21

<문화방송>은 21일밤 ‘뉴스데스크’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1997년 대선 당시 한 중앙 일간지 간부와 대기업 고위 간부의 대화를 비밀 도청한 녹음테이프를 입수했다며 이 테이프의 내용을 보도했다. 문화방송 화면 촬영

KBS가 보도한 ‘안기부 도청테이프’ 녹취록 내용

후보 동생에 돈 건네려 백화점 지하주차장 약속

“돈 계속 주는데도 어찌 그렇게 없는지 모르겠다”


<한국방송>이 21일 옛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도청 테이프 녹취록이라며 한 중앙일간지 간부와 대기업 고위 간부의 대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방송>도 안기부 비밀 도청팀이 1997년 9월 두 사람의 대화를 도청한 것이라며 그 내용의 개요를 보도했다. 두 방송 보도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97년 대선자금 전달=당시 대선을 앞둔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두 대통령 후보 쪽에 제공하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내용이다. <한국방송>의 보도를 보면, 테이프와 녹취록은 중앙 일간지 간부가 그때까지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한 정치자금 내역을 이 대기업 쪽에 보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국방송은 대기업 총수가 한 유력후보에 대한 대선자금은 다른 사람을 거치지 말고 직접 중앙일간지 간부를 통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간지 간부가 한 후보를 만나 총수가 도와드리라고 했다는 말을 전하자 후보가 무척 고마워하며 그 자리에서 대선자금 전달 창구를 자기 동생으로 지정한 것으로 돼 있다고 녹취록 내용을 빌려 보도했다.

아울러, 한 유력 후보는 30억원을, 다른 후보는 10억원을 요구했으며, 이 대기업은 유력 후보에게 먼저 대선자금을 줄 것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대화 내용 중에는 “두 명이서 15억을 운반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30억은 무겁더라”며 유력 후보의 동생에게 돈을 건네기 위해 백화점 지하주차장을 약속 장소로 정하기로 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특히 이 간부는 “돈을 계속 주는데도 어찌 그렇게 돈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자신들의 돈만 갖다 털털 터는 모양이라고 불평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노조와 호남한테 아무리 아부해봤자 절대로 안 되는 만큼 확실하게 보수 편에 서야 한다”는 충고까지 후보에게 한 것으로 한국방송은 보도했다. 일부 당의 경선 과정에서도 몇몇 후보에게 돈을 줬으며 이는 선거 후를 대비한 관리 차원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돼 있다.

보도에 앞서 홍석현 주미대사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법에 관련 사실의 보도를 중지해 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문화방송 화면 촬영

대선후보 동향 보고 등=한국방송 보도 내용에는 일간지 간부가 “경쟁 언론사 쪽에서 아무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건강 문제를 치고 나가기로 했으며, 해당사 기자들이 야간 잠복 취재를 시작했다”고 하자, 대기업 간부가 “(해당 후보가) 눈치를 채고 주치의를 바꿨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문제의 대기업이 기아자동차 인수 문제를 논의하고 여러 정치인들에게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방송했다.


두 사람이 기아자동차를 자신들과 관련있는 대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해서 정치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또 중앙 일간지 간부가 “이아무개 의원도 좀 줘야 도리”라고 말하자, 대기업 고위 관계자가 5천만원만 보내주자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정치권과 검찰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문화방송은 녹취록을 빌려 대선을 앞두고 추석을 맞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인사비’를 건넬 유력한 인사들의 리스트를 검토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인사비를 건넬 검토대상에는 정치인 10여명과 상당수의 전·현직 검찰 고위직 공무원이 포함돼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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