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21 16:11 수정 : 2005.01.21 16:11

김완기 청와대 신임 인사수석이 21일 취임 일성으로 `소청(少聽.笑聽)'이란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졌다.

이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신임 인사차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인상적인 흰 머리에 시종 입가에 미소를 띤 김 인사수석은 기자간담회가 마무리되려는 순간 대뜸 자신의 아호가 `소청'이라고 소개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공무원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의 취소 및 변경 여부를 판단하는 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 지인이 "웃으면서 많이 들어라"는 뜻으로 붙여줬다는 것. 하지만 인사수석으로 임명나자 그 지인은 "너무 많이 들으면 청탁과 압력에 휘말릴 수 있다"며 아호를 `소청'으로 바꿀 것을 권유했고, 이에 김 수석은 "같이 쓰는 게 좋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일부 기자들이 간담회 말미에 언론과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주문하자"웃을 소자로 소청하겠다"고 화답한 뒤 입지전적인 자신의 인생사를 크게 다룬 언론에 대해 "과대 광고를 많이 해주셨다"면서 거듭 "고맙다"고 인사했다.

노 대통령도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하는 자리에서 "인사수석에 대한 언론 평가가 아주 좋더라"는 문재인 민정수석의 말을 받아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다듬어온 기준이 있으니 사심없이 하시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만수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주문성' 덕담대로 김 수석은 "단기필마로 들어온 기분", "청와대분들과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후원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인사에 `소청'의 소신이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수석은 그러면서 "사실은 인사수석 자리는 제 몫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하시는 인사를 보좌하는 참모로서 인사원칙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다만 고졸 출신으로 말단 공무원에서 최고위직까지 오른 공직경험을 살려 고시출신 위주의 관료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수석은 "고시 출신 인맥이 공직사회의 지도적 그룹을 형성하고 나아가 국가경영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폐단도 있었다"고 지적한뒤 "소위 고시기수나 연공서열에 얽매인다든지 하는 것은 하나씩 고쳐나가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력파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과격한 표현 자체도 적절치 못하고,인사가 그렇게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뤄지는 것은 역작용이 있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적재적소' 원칙에 바탕을 둔 인사운영의 기존 틀은 유지하되 소리가 나고, 드러나는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일단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호남 출신이고 고졸인 자신이 고위직에 오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밤낮 없이 열심히 하면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상식'을 언급한 뒤 "지역 연고로 피해를 본다거나 학력이 어떻다 해서 인사에 피해를 봤다거나 하는 그런 과거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 일각에선 인사운영의 기조가 그간 `파격'으로 일부 비쳐진 것과 달리 다소 안정적인 모양새를 띠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