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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07 11:54 수정 : 2019.01.07 21:28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홍주 기자

“정치 다시 하면 무조건 을의 위치…
안 할 사람 여론조사 하면 왜곡 생겨”
“노 대통령도 ‘정치하지 말고 글 쓰라’ 해”
생전 노무현 전 대통령 조언도 공개
“정치는 정치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홍주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정치하지 말라’는 생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조언을 공개하며 정치에 복귀할 뜻이 없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유 이사장은 7일 팟캐스트 ‘알릴레오’의 코너 속 코너인 15분짜리 ‘고칠레오’ 녹음본에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과의 문답을 통해 이제 정치인으로 살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유 이사장은 “정치를 다시 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 을의 위치로 무조건 가야 한다. 저뿐만 아니라 저의 가족도 다 을”이라며 “대통령은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권력을 움직여서 사람들의 삶에 영향 미치는 일이다. 그런 무거운 책임을 안 맡고 싶다”고 말했다. 본격 정치행보로 평가받았던 노무현재단 이사장직 수락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권유가 있었고 “그걸 거절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정치하지 말고 글을 쓰라”고 했다는 발언의 배경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에스엔에스에는 그런 글도 많이 떠다닌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한테 정치하지 말고 글 쓰라고 했다고. 2009년 4월20일이다. 돌아가시기 전에, 오지 말라고 한 거 내가 봉하로 막무가내로 가서 3시간 정도 옛날얘기 하고 왔다. 그때 그 말씀 하신 이유가 뭐냐면, 내가 정치에 부족하니까 할 일을 점지해주셨다 해석하시는 분도 있는데, 당신이 그 당시에 너무 한스러운 거야. ‘정치란 보통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도록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의 본목적인데 그걸 위해서 나의 행복을 어떻게 했느냐, 세상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온 거 같더라.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글 쓰고 강연하는 게 낫겠다’ 하셔서… ‘정치라는 것이 너무 힘든 일이고 책임이 무겁고 좋은 맘으로 한다고 해서 늘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삶의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게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사회의 진보를 이룩하는 데 적합한 자리가 아닌 것 같아’라고… 그래서 내가 ‘정치는 누가 합니까’ 하니,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하면 되지. 자네는 다른 것 할 수 있잖아.’ 대통령 하실 때 무지하게 외로웠나 봐. 그 뒤에 나도 정치를 해보니, ‘대통령 말씀 들을 걸, 괜히 했어. 잘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인정해준 것도 아니고 행복하지도 않았고 대통령 말씀 들을걸’ 그 생각을 했다.”

유 이사장은 “제가 (정치를) 안 할 건데 (후보로) 거론되고 언론사 여론조사에 들어가면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든 국회의원 후보든 정치할 사람 중에 골라야 하는데 하지도 않을 사람을 거기 넣어놓고 조사하면 일정한 여론왜곡 현상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2년 뒤에 지지층이 출마해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른 좋은 분이 많다고 얘기하겠다”며 “지금은 국민이 왕이니까 왕이 부른다는 건데, 옛날 왕조시대에 왕이 불러도 진짜 가기 싫으면 칭병, 낙상이 있었고 정 안 되면 섬에 가서 도피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건) 저의 삶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주셨으면 한다”며 지지층에 양해를 구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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