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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심야까지 백가쟁명식 논쟁 |
박대표 "대선후보 관심보다 당개혁을"
한나라당 의원들은 3일 연찬회에서 당의노선과 진로 등을 놓고 토론경연대회를 방불케하는 말의 성찬을 이루며 심야까지 열띤 논쟁을 벌였다.
출석률도 높았다.
121명 소속 의원 가운데 정형근 의원 등 외유중인 의원이나 수감중인 박혁규 의원 등을 빼고 114명 전원이 참석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토론은 `끝장토론'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자정을 넘겨서까지 계속 됐다.
당의 노선과 진로, 당명개정, 과거사 대응,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는 보수에서 진보까지 다양한 소속 의원들의 정치적 성향이 그대로 묻어나대비를 이뤘다.
다소 거친 주장이 있었지만 고성이 오가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었다.
당의 노선을 놓고는 `보수', `중도보수', `혁신적 중도보수', `개혁적 보수', `따뜻한 보수', `공격적 보수' 등 다양한 규정이 이어졌고 `세계화 보수(김용갑)'란말까지 나왔다.
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시점엔 누가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중요치 않다.
대선후보는 2년도 더 남아있는 시간을 두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있는 인물을뽑으면 된다"며 대선후보에 대한 관심보다 대선 승리를 위한 당 개혁을 주장했다.
박대표는 당 일각의 `선 당개혁 또는 새인물 영입, 후 당명개정' 주장에 대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면서 "새로운 좋은 분들을 영입하려고 해도당을 먼저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당명개정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토론에선 박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라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주로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사가 공격거리였다.
개혁성향의 `새정치 수요모임', 선명야당노선을 주장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일부 수도권 출신 의원 등은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맹렬히 비판한반면, 대구.경북 출신 및 일부 중도성향의 의원들은 박 대표를 적극 옹호하고 나서`친박세력' 대(對) `반박세력'간 힘겨루기 양상을 빚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당명 개정만 할 게 아니라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임기1년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자"고 주장했다.
고진화 의원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의장 해법을받아들여야 한다.
박 대표는 2선으로 후퇴하고 백의종군해야 한다"면서 "각계 각층을 두루 만나고 북한 지도자도 만나는 등 해서 손색없는 대권후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형규 의원은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개정을 놓고 박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상반된 의견을 펴 혼선을 준 점에 대해 지적했다.
충청권 출신인 홍문표 의원도 신행정수도 문제 등을 거론, "아직까지박 대표의 지도력을 못 본 것 같다.
지금 이것이 대표의 지도력이라고 한다면 한나라당이 큰 일이다"면서 "앞으로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권철현 전재희 정병국 배일도 의원 등은 박대표를 겨냥, 당권-대권 분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공성진 의원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박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가없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원들은 지적하는 데 내가 본 박 대표는 그렇지 않다.
박 대표의 지도력이 의원들에게 잘못 알려지면 국민들에게 왜곡 전달될 수 있다", "누가 그 자리(대표)에 있어도 이 정도 결과를 못낼 정도다"며 박 대표를 옹호했다.
안택수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80%를 넘는다. 자신감을 갖고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당당하게 알리고 잘못된 부분은 사과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행정수도이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충청권을 껴앉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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