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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우사모’ 등 물밑서 소리없는 움직임
박근혜 짙어가는 ‘아버지 그늘’ 당안팎 시련 2007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지금부터 3년 가까이 남은 긴 여정이지만, 차기를 꿈꾸는 ‘잠룡’들은 벌써부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 국무총리는 드러나지 않게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는 편이다.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서울 연지동 개인 사무실에서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 하지만 호수에 떠있는 백조처럼, 물밑 갈퀴질은 분주하기 그지없다. 그는 지난 1월28일 저녁 국무총리 시절 함께 일했던 고위공직자들과 만나고 곧이어 서울시청에서 인연을 맺은 공무원들과도 만났다. 그의 호 ‘우민’을 딴 ‘우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우사모)도 고 전 총리가 이렇게 관리하는 모임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31일에는 부친의 호를 딴 ‘청송 장학회’를 고향인 전북 군산에 설립했다. “2등은 시끄럽다!” 고 전 총리에 이어 2등을 달리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요즘 당 안팎에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한-일 협정 문서 공개, 광화문 현판 교체, 영화 〈그때 그사람들〉로 이어지는 이른바 ‘과거사 국면’에서 박 대표가 끊임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이 이젠 정치적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논란의 대상이 된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과거사를 둘러싼 당 안팎의 압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기미다.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는 ‘박 대표 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정동영 ‘정치인 장관’ 성공향해 화려한 비상
김근태 소록도·노숙자등 찾아 ‘낮은 곳으로’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두 주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정 장관이 화려하게 비상하는 동안, 김 장관은 ‘낮은 곳’을 골라 찾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참가했다가 귀국길인 지난 1일 이라크 에르빌 자이툰부대를 방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노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다. “대통령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노 대통령의 궤도를 따르고 있다. 장관 취임 초에는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단 방북 불허 결정 등과 관련해 북한 쪽으로부터 “정 장관은 임기 중 공화국 땅을 밟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해 첫 제품이 생산되는 것을 지켜봤다. 정 장관의 측근은 “그는 지금 장관이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남북관계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둬 노무현 정부의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정치인 장관’이었다는 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정 장관이 유럽을 돌던 지난 1월28일 김근태 장관은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찾았다. 김 장관은 소록도 방문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편지를 띄워 “노인 환자들이 식사하시는 것을 도왔다.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침이 튀기는 듯했다. 움찔 물러났다.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환자들을 대담하게 만나는 장면이 순간 스쳐갔다. ‘거리를 두어서는 안 된다. 장관이 거리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힘을 주어 악수했다”고 고백했다. 김 장관은 소록도말고도 서울 청량리의 다일 밥퍼 공동체와 탑골공원에서 배식을 도왔고, 서울역 노숙자들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 온 현장방문이다. 김 장관의 이런 행보는 자신의 약점인 대중성을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서울행정 발판 당내인사 잦은 접촉
손학규 충청 껴안기등 독자행보 부쩍 늘어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는 수도권 자치단체장이라는 자리를 발판삼아, 가장 적극적으로 대선행보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정무 기능 강화를 위해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 2명을 영입해 민원비서관으로 임명했고,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매일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당내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를 늘리고 있다. 이 시장은 서울시 행정의 성공을 통해 ‘대통령의 꿈’에 다가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의 측근은 “서울 시내버스 체계 개편이 자리를 잡고, 강북 뉴타운 개발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오는 9월 청계천 복원 공사가 완공되면 이 시장의 지지도가 1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 지사도 기본적으로는 경기도 행정의 성공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외국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 등이 그런 것이다. 최근에도 경기 고양시 ‘한류우드’ 조성과 파주 남북교류협력단지 조성 등 굵직굵직한 사업계획을 내놨다.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과 관련해 충청권 껴안기에 적극 나서는 등 ‘전국 정치인’을 향한 얼굴 알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심대평 충남도지사와 ‘충남·경기 지역 상생발전 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시도로 풀이된다. 손 지사는 또 정치 현안에서는 독자성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연말 당이 ‘4대 법안’을 놓고 보수 강경노선으로 기울자, “근대화·산업화 세력이 더이상 한나라당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의겸 류이근 기자 kyummy@hani.co.kr
최근 여론조사…고건 두달여 조사 ‘안정적 1위’
2위 박근혜 지지 하락세, 이명박 오차범위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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