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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따져보니 차기 대선을 넘보는 인물들의 개인적인 장단점은 무엇이고, 이들이 처한 상황적 요소의 유·불리는 어떤 것일까?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와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에게 각 대선 주자별 장단점을 물어봤더니, 의견이 크게 갈리지 않았다.〈표 참조〉 고건 전 총리는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뚜렷한 정당기반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현재의 그의 인기가 ‘거품’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도덕성이 강점이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등 대중성 부족이 숙제다. 좌파적이고 사변적이라는 이미지도 단점으로 꼽힌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장점과 약점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은 ‘후광’으로도 작용하지만 동시에 ‘어두운 유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이미지가 있지만, 과거사 논란에 따른 도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장점이든 단점이든 이미지가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게 붙은 ‘불도저’라는 별명은 강한 추진력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독선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전문성은 장점이지만, 친재벌적 이미지는 약점이기도 하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합리적이고 지적인 이미지와 행정능력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반면, 대중성과 당내 기반 양쪽에서 취약하고, 전체적으로 뚜렷한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국가지도자로서의 정책능력보다 이벤트에 능한 것으로 비치는 점도 약점이다. 외교·통일분야 경험 축적은 비교우위가 높은 편이다. 김형준 교수는 “경선이나 본선 등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들어서면 도덕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주자들이 고유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권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대통령 자리엔 관심이 없는데….”
이회창·강금실·이해찬 후보군 오르내려
천정배·원희룡·진대제·오세훈도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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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리엔 관심이 없는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거나 대통령선거 도전을 부인하는데도 끊임없이 대선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이해찬 국무총리 등이 그들이다. 사무실 마련 ‘복귀설’ 여운 이회창 전 총재는 지난해 11월 서울 남대문 근처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한 뒤 주말과 휴일을 빼곤 매일 출근하고 있다. 사무실에는 이흥주·이종구 전 특보 등 측근인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이곳에서 주로 독서를 하며, 외부인사도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현역 정치인은 거의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해 “정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제로’로 보면 된다”며 “다만 정치권 뒤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자유인의 삶’ 만끽 반년 이상 별다른 공직을 맡지 않았던 강금실 전 장관은 지난달 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함께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버금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는 다시 ‘법무법인 지평’으로 돌아가 조용히 변호사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여성인권대사로 지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중요한 구실을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그는 계속 ‘자유인’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강 전 장관과 가까운 한 변호사는 재보선 출마설 등 온갖 소문에 대해 “본인은 여전히 정치에 크게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정 바빠 신경쓸 여유없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난해 10월 국회 대정부질문 때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발언으로 여론의 중심에 서면서, 급기야 여권 일각에서 차기 대선 후보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총리 취임 직후 개인 사무실로 쓰던 부인 명의의 출판사 문을 닫았으며, 재야 출신 국회의원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에도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총리의 측근은 “하루 15개 안팎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른 데는 신경 쓸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오세훈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의 이름도 등장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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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도 1%가 2년뒤에 당선 요동쳤던 대세론 지금처럼 대통령 선거를 2~3년 앞둔 2000년, 16대 대통령 선거 예비주자들에 대한 선호도는 어땠을까? 2002년 12월19일 치러진 대선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승자였지만, 선거 2년 전인 2000년까지는 이인제·이회창 ‘대세론’이 압도적이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 조사로는 2000년 1~7월 정치인 선호도 1~3위는 이인제·이회창·김민석씨 차례로 굳어져 있었다. 노 대통령은 1월 조사에서 6위(1.4%), 2월 조사에서 7위(1.0%)에 머물다, 3월에야 1.8%로 4위에 올라섰다. 이인제·이회창씨가 각각 19.8%, 11.0%를 기록할 때였다. 노 대통령은 그해 4월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노사모’ 탄생 등으로 지지층이 모이면서, 8월에야 김민석씨를 제치고 선호도 7.6%로 3위에 올랐다. 대선 1년 전인 2001년 11월 조사에서도 노 대통령은 선호도 4.4%로 이회창(24.0%), 이인제(14.4%)씨에 크게 못미치는 3위였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02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국민경선을 계기로 급상승해, 최고 60.5%(〈중앙일보〉 4월 조사)까지 치솟았다. 앞서 노 대통령은 〈한겨레 21〉의 1999년 7월 조사에서 대중적 선호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런 잠재력이 이후 ‘대역전극’의 발판이 된 셈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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